추경호 부총리, 새정부 경제정책 소개…애덤 투즈·신용석 교수 등 석학 강연
국내 최대 규모 기업인 하계포럼…600여명 참석
'복합위기 뚫을 유레카 해법은'…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종합)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업인 하계포럼인 '대한상의 제주포럼이 13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2박3일 일정으로 막을 올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전국상의 회장단과 기업인, 정부 관계자 및 국내외 석학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현재의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기업과 국가의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제주포럼을 처음 주최한 최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변화는 계속되고, 앞으로도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변화 속에서 생존하고 행복을 찾으려면 유연한 사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아르키메데스는 욕조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인류 역사를 바꿔놓을 아이디어를 생각하며 '유레카'를 외쳤는데 이를 '유레카 모멘트'라고 한다"면서 "제주포럼이 여러분께 생각의 유연함을 주고 그 과정이 유레카 모멘트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복합위기 뚫을 유레카 해법은'…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종합)
첫날인 이날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했다.

추 부총리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성장률 둔화, 인플레이션 등 복합 위기에 처한 지금의 경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 활로를 찾기 위한 현 정부의 경제정책과 지원 방향 등을 제시했다.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할 해외 석학들의 강연도 이어졌다.

저서 '붕괴(Crashed)-금융위기 이후 10년, 세상은 어떻게 바뀌었나'의 저자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경제사학자 애덤 투즈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직접 방한해 '포스트 워(Post War) 시대'를 전망했다.

애덤 교수는 "지난 세기의 글로벌 패러다임을 하나 꼽자면 미국이 이끌었던 신자유주의(Neoliberalism)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신자유주의는 글로벌 금융위기, 양극화 확대, 중국의 부상, 기후 위기 등의 여파로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신 패러다임 체제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한 뒤 "미중 패권이 심화할수록 한국과 같은 미국 동맹국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위주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애덤 교수의 분석이다.

그러나 애덤 교수는 "글로벌화를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특히 유럽연합(EU)과 한국의 협력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범 사례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신용석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교수는 한국경제의 현주소에 대해 "세계 경제 공급망 불안, 스태그플레이션, 북한의 안보 및 경제 불안 요인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며 "불확실성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그 방법으로 새로운 세계화 전략과 미래를 내다보는 기술 투자 등을 제안했다.

신 교수는 지난해 한미경제학회 이코노미스트 상을 받은 거시경제 석학으로 꼽힌다.

행사 둘째 날인 14일에는 최근 맥킨지 한국사무소 대표에 오른 송승헌 대표가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해법 등을 강연한다.

또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새 정부 산업정책 방향'을 설명한다.

'축적의 시간'의 저자 이정동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는 추격이 아닌 개척을 위한 과제는 무엇인지 '기술선진국의 자격'을 주제로 강연하며,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는 다자주의 붕괴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는 국제 통상 질서 속에서 기업과 한국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대한상의 제주포럼은 1974년 여름 '제1회 최고경영자대학'으로 시작돼 올해 45회째를 맞았다.

해마다 경제, 사회, 문화, 해외 명사를 초청해 경영환경을 분석하고 기업의 대응 방안을 논하는 '경제계의 최대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는 많은 기업인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접수 마감 8일 전에 신청이 조기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3년 만에 열린데다 복합위기에 대한 명사들의 해법을 듣고자 하는 수요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