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먼드 연은 총재 "美 경제 둔화…인플레와 싸움은 장기전"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를 재차 낮췄다.

단, 경기후퇴를 겪지 않을 것이란 전망은 유지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MF는 이날 미국과 연례협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올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9%에서 2.3%로 0.6%포인트 내렸다.

IMF는 앞서 지난 4월 미국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3.7%로 제시했다가 지난달 2.9%로 낮춘 데 이어 한 달도 안 돼 또 시각 조정을 한 것이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7%에서 1.0%로 0.7%포인트 깎았다.

IMF는 성장률 전망치 하향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1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가 잠정치보다 내린 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개인소비지출(PCE)이 5월에 감소한 점 등을 언급했다.

또 미국의 올해 연간 실업률을 3.7%로 예상했다.

종전 전망치(3.2%)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IMF는 2024년과 2025년에 실업률이 5%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미국의 "정책 우선순위는 경기후퇴를 촉발하지 않고 신속하게 물가 상승세를 둔화시키는 것"이라면서도 경기후퇴를 피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미국이 경기후퇴에 빠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인플레이션에 정교하게 대응하는 것에 많은 이해관계가 달렸다며 정책 운용을 잘못하면 미국이 큰 대가를 치러야 할 뿐 아니라 세계 경제도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으로 타격을 받고 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 영향으로 급증했던 상품 수요가 정상화하면서 미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킨 총재는 팬데믹 기간 수요가 급증했던 부문과 저소득 가계에서 "(수요 성장세의) 완화 조짐이 분명히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용 상황이 여전히 좋지만 이것이 경제의 기초 체력에 기반한 것인지 아니면 이전에 인력난에 시달렸던 사용자들이 일단 직원을 많이 뽑고 보자는 식의 영향 때문인지를 판단 중이라고 말했다.

바킨 총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결국에는 물가 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낮추겠지만 인플레이션과 싸움은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런 물가 진정은 "즉시 일어나지도 갑자기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며 예측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이 경기후퇴를 피할 수 있지만 이는 인플레이션 억제로 인해 수요가 얼마나 파괴되는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IMF, 미국 경제성장률 눈높이 또 내려…올해 2.3% 전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