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 아닌 파트너로 여겨라" 요구에 "호주 이익이 최우선"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중국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내놓은 요구에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을 11일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앨버니지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아닌 호주의 국가적 이익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중국과 협력하겠다"며 "모든 국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를 원하지만, 필요할 때는 호주의 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앨버니지 총리의 이날 발언은 호주와 중국 외무장관 회담에 대한 반응으로 나왔다.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주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양자 회담을 했다.

중국 외교부는 10일 회담 내용을 공개하며 "호주는 중국을 적이 아닌 파트너로 여기고 행동해야 한다"는 왕이 부장의 발언을 전했다.

왕이 부장은 또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제3자에 구애받지 않는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며 호주 전 정부가 중국을 적으로 여겨 양국 관계가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양국 관계는 호주가 2018년 자국 5세대(5G) 광대역통신망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참여를 금지하면서 틀어졌다.

호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호주산 쇠고기, 보리, 와인, 석탄 등 10여개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 등으로 수입을 제한하는 보복성 조치에 나서면서 관계는 더 악화했다.

갈등이 이어진 가운데 올해 5월 중도 좌파 성향의 노동당이 호주 총선에서 제1당에 올라 8년여 만에 정권이 교체되면서 양국 관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반중 성향의 자유당 정부와 대립하던 중국도 노동당 정부 출범을 환영하면서 양국 관계 개선 기대를 드러냈다.

지난달에는 양국 국방장관이 3년 만에 만났고, 이번 외무장관 회담도 3년 만이다.

그러나 호주와 중국이 관계 회복 여부는 상대방에 달렸다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관계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