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의혹만 갖고 중징계 내려", "현실정치 뛰어들 생각 안해"
유승민 "윤리위·윤핵관들 조폭 같아"…이준석 징계 비판(종합)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이준석 당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것과 관련해 9일 "윤리위원회나 윤핵관들을 보면 조폭 같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대구 수성구 매호동 아트센터달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북콘서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처음부터 끝까지 공정과 상식에 기반해서 일을 처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진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윤리위가 의혹만 가지고 중징계를 내렸다"며 "이게 조폭들이 하는 일과 뭐가 다르냐"라고 비난했다.

유 전 의원은 "핵심이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이었는데 윤리위가 조사조차 안 한 것"이라며 "조사를 할 수가 없었다.

경찰 수사도 안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만약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윤리위 결정이 얼마나 우스운 거냐. 윤리위와 윤핵관들은 엄청난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엄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대표를 비호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면서 "만약 불법 행위을 했으면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하고, 앞으로 정치를 하기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은 대법원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도 윤핵관이라 설치고 다니고, 또 누구는 두 달째 경찰 조사를 불응하고 있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한 데 대해선 "모든 걸 원점에서 재검토해서 원인을 분석하고 해법을 마련하는 노력이 권력의 핵심부에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정치 재개 여부와 관련해서는 "제가 현실 정치에 다시 뛰어들어서 선거를 치르는 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에 두 번 도전했고 바른정당이란 작은 정당 후보로 나가서 완주한 게 5년 전이고 이번 대선에는 경선에 이기지 못했다"며 "경기도지사 출마는 깊은 고민 끝에 결심했는데 중간에 복병을 만났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은 마음을 많이 비웠고 이제 60대를 넘어 이 사회에서 혜택을 많이 받고 운도 좋았던 처지에서 어떡하면 여러분이 사는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을까, 기여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를 고민하는 중이다"고 했다.

그는 한 지지자로부터 '정치를 한다면 지금까지와 다른 전략을 가져갈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저는 재수도 안 해봤고 뒤늦게 재수, 삼수하게 됐는데 역시 사람은 실패해 어려움이 처할 때 느끼는 게 많다"며 "권력자 옆에서 장관, 총리 하는 것보다 제가 계속 도전해서 패배를 겪으며 배운 게 많았다"고 토로했다.

자신이 보수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듣는데 대해 "사실 다른 거 아무 것도 없고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이다"며 "저는 스스로 정통보수라고 생각하며 남들이 뭐라하든 대구경북에서 부끄럽지 않게 정치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행보와 관련해 "분명히 제가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대구 수성구 한 문화센터에서 열린 행사에는 약 300명의 지지자가 몰려들었다.

상당수가 20·30대 청년층이었다.

대구·경북뿐 아니라 경기도와 부산 등지에서 참석한 지지자도 있었다.

지지자들은 질의 등을 통해 유 전 의원의 정치 재개를 바라는 희망을 나타냈다.

오후 4시부터 시작한 북콘서트는 2시간 정도 계속됐고 좌석이 모자라 계단과 바닥에 앉는 참석자도 많았다.

한편 당초 북콘서트 참석이 예상됐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비롯해 전·현직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