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가 무산됐다. 한국거래소는 8일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교보생명의 상장 예비 심사를 진행해 최종적으로 미승인 결론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지 약 6개월만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직접 회의에 참석해 상장 필요성과 당위성, 지배구조 안전성 등을 피력했지만 한국거래소 문턱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신 회장은 주주간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재무적 투자자(FI)와 중재 소송에서 승소한 만큼 상장요건 미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거래소의 시각을 달랐다. 신 회장과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은 풋옵션(주식을 특정 권리에 팔 권리) 이행 의무를 놓고 수년간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거래소가 상장 예비 심사의 핵심 심사 항목인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 상장 적격성을 인정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소송 등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거래소로부터 상장 적격성을 인정받는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며 “교보생명이 끝까지 상장심사 결과를 받으려 한 이유는 법정 공방에서 유리한 고지를 쌓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었을 것”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