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ing' 프로그램으로 새 출발…개관작 '카사노바'
'소극장 연극 산실' 세실극장, 젊은 예술가 실험·도전 무대로
개·폐관을 반복하며 버텨온 서울 정동 세실극장이 젊은 예술가들의 실험정신이 강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장으로 새롭게 문을 연다.

국립정동극장은 오는 14일부터 '국립정동극장_세실' 무대에서 차세대 예술가의 실험·도전정신이 강한 창작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창작ing' 프로그램을 마련한다고 8일 밝혔다.

프로그램 첫 번째 작품으로 영국의 극작가 데이비드 그레이그 원작의 연극 '카사노바'가 선택됐다.

지난해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로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받은 임지민이 연출을 맡았고, 카사노바 역은 지현준, 캐비넷 메이커 역에는 정승길이 캐스팅됐다.

국립정동극장은 "데이비드 그레이그는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길과 독특한 유머로 현대인의 초상을 그려왔다"면서 "예술적·연극적 탐구를 통해 기존 공간을 해체하는 이번 작품은 재탄생하는 '국립정동극장_세실'의 방향과 맞닿아 있다"고 소개했다.

정동극장은 14일 막이 오르는 '카사노바'와 함께 '국립정동극장_세실'로 새롭게 출발한다.

1976년 개관한 세실극장은 1970∼1980년대 소극장 연극의 중심에 있던 유서 깊은 공간으로 소유주는 대한성공회다.

이곳에서는 서울연극제의 전신인 대한민국연극제가 개최되기도 했고, 6·10항쟁 민주화 선언이 이뤄졌다.

2013년에는 서울시 미래유산으로도 등록됐다.

그러나 재정난으로 개·폐관을 반복하며 위기를 겪었고 2018년부터 서울연극협회가 서울시로부터 운영을 위탁받았지만, 작년 말 대한성공회와의 이견으로 극장 운영이 다시 위기에 빠졌다.

이런 과정에서 대한성공회와 서울정동협의체가 세실극장 운영을 제안하면서 국립정동극장이 새 운영 주체가 됐다.

임대 기간은 5년이다.

국립정동극장은 세실극장 운영이 성과를 거둘 경우 지속적 운영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