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회분 도입했다가 부작용 우려에 천덕꾸러기 신세 돼
캐나다, AZ백신 1천360만회분 폐기…"수요 없어 기증 불발"
캐나다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대량으로 들여왔다가 절반 이상을 폐기하기로 했다고 AP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캐나다 보건부는 유효기간이 만료한 AZ 백신 1천360만회분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전날 밝혔다.

캐나다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팬데믹) 첫해인 2020년 AZ 백신 2천만회분을 도입했으나, 이듬해 AZ 백신이 희귀 혈전증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뒤로는 화이자와 모더나 등이 생산한 코로나19 백신을 주로 사용해 왔다.

이에 AZ 백신의 용처가 애매해지자 캐나다 정부는 작년 7월 남은 계약물량 1천770만회분을 다른 나라에 기증하겠다고 밝혔지만, 수요가 많지 않아 대부분을 폐기할 처지가 됐다.

캐나다 보건부는 "(AZ) 백신에 대한 제한적 수요와, 수혜국이 (백신을) 배분 및 통합하는 과정과 관련한 어려움 때문에 (기증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은 유효기간이 길지 않은 데다, AZ 백신을 필요로 하는 개발도상국이나 빈국 입장에선 한꺼번에 대량의 백신을 넘겨받아 접종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의료·보건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브루스 에일워드 상임 세계보건기구(WHO) 자문위원은 최근 캐나다 언론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팬데믹 초기 백신을 사재기 한 선진국들이 이제는 백신을 저소득 국가에 기증하고 있지만 유효기간이 거의 다 된 상황에서 대량으로 떠넘기는 것인 경우가 잦다고 꼬집었다.

국제 민간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 캐나다 지부의 의료정책·홍보 책임자 애덤 휴스턴은 "캐나다 같은 국가들이 초기부터 백신 평등과 관련한 말과 행동을 일치시켰다면 백신을 덜 낭비하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