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의 열정과 열망 그대로"…송골매, 다시 날아오르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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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골매 배철수·구창모, 40년 만에 재결합
오는 9월 전국투어 콘서트 개최
"편곡 100% 오리지널로…젊은 시절로 타임슬립 해보시길"
배철수 "해외투어까지 마치고 음악 안 할 것"
오는 9월 전국투어 콘서트 개최
"편곡 100% 오리지널로…젊은 시절로 타임슬립 해보시길"
배철수 "해외투어까지 마치고 음악 안 할 것"
'한국 록 음악의 전설' 송골매가 다시 날아오른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한pLay스퀘어에서 '2022 송골매 전국투어 콘서트 : 열망(熱望)'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1980년대 송골매 전성기를 이끈 배철수, 구창모는 약 40년 만에 다시 뭉쳐 '열망'이라는 타이틀로 오는 9월 11,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 무대에 오른다.
전국투어 콘서트에 앞서 후배 그룹 엑소 수호, 그룹사운드 잔나비는 송골매의 명곡을 리메이크, 자신들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수호는 '모두 다 사랑하리'를, 잔나비는 '세상만사'를 리메이크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이들의 무대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수호, 잔나비 최정훈의 무대를 본 구창모는 "우리가 할 때와는 감각이 완전 다르다. 새롭고 신선하다고 생각했다"고 평을 전했다. 배철수는 "부럽더라. 참 좋을 때구나 싶더라. 우리도 저렇게 젊고 반짝반짝할 때가 있었는데,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팬들의 긴 기다림에 부응해 다시금 기타를 잡은 배철수, 마이크를 든 구창모는 "이걸(재결합) 해야한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해왔다"면서 "원래 2년 전에 하려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조금 미뤄졌다. 결국 1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배철수의 적극적인 재결합 의지가 오늘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배철수는 "1990년에 송골매 9집을 끝으로 라디오 DJ로만 33년째 일하고 있다. 5년 정도 방송을 진행하면서 '나는 음악에 대한 재능이 부족하다'라는 걸 깨달았다. 음악을 내가 직접 하는 것보다는 소개하는 게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해 다시 무대로 돌아올 생각을 못 했다. 하지만 십여년 전부터 구창모 씨는 노래를 안하고 있는 게 아깝다고 생각했다. 재능도 있고, 노래도 잘하고, 히트곡도 10곡 이상인데 왜 힘든 사업을 하고 있을까 싶더라"고 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하늘나라 우리님', '빗물', '모여라' 등 주옥같은 송골매의 곡들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날 공연한 수호 역시 "명곡은 수십 년이 지나도 명곡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을 정도.
특히 밴드 후배인 잔나비 최정훈은 송골매를 "전설"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밴드 음악의 조상님이지 않냐. 우리를 낳아주신 분들"이라면서 "한국 록 사운드의 기틀을 잡아주신 송골매 선배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그룹으로도 송골매를 꼽았다.
배철수는 "오랜 세월이 지나다 보니 어떻게 전설 비슷하게 됐다"면서도 "1980년대에 10년 동안 꽤 열심히 밴드를 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많은 분들이 송골매를 기억해주시고, 일부 분들이 전설이라면서 이른바 '추앙'해주시는 건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 기대와 열망에 부응해야하는 게 지금 가장 중요한 선결 과제"라고 했다.
송골매는 기존의 형식을 깨는 '파격'의 그룹이었다.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랐던 이들의 모습은 여전히 강렬하다. 배철수는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음악을 한 건 아니다. 우리 사회가 굉장히 경직됐을 때였을 거다. 사회, 정치적으로 힘들었는데 송골매는 기성 가요계와는 달랐다. 청바지를 입고 무대에 오른 거의 최초의 밴드였을 거다"고 회상했다.
이어 "굉장히 힘들었던 그 시대의 젊은 친구들이 우리를 보고 대리만족을 했던 게 아닌가 싶다. 약간 일탈의 느낌을 받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콘서트를 앞둔 송골매의 심경은 '설렘' 그리고 '긴장'이었다.
구창모는 "추억을 되살리며 그때의 그 느낌을 다시 전달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며 "연습하는 것 자체도 걱정을 많이 했다. 전체 밴드와 한 번 맞춰봤는데, 표현은 안 했지만 심장이 '둥둥둥' 뛸 정도로 와닿았다. 그 느낌이 잘 표현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배철수는 "예전의 송골매를 좋아했던 팬들이 이번 공연을 보고 혹시라도 실망하면 어떡하나 싶었다. 젊었을 때의 우리를 오빠라고 부르던 분들이 실제로 보고 '창모 오빠도 이제 많이 늙었네'라고 걱정할까 봐 내가 더 걱정이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콘서트 연주는 과거의 송골매가 그대로 떠오르게끔,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배철수는 "편곡은 100% 오리지널이다. 우리와 호흡했던 분들이 젊은 시절로 돌아갔으면 했다. 젊은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타임슬립을 해보시길 바랐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특히 배철수는 이번 활동에 '라스트 앨범', '라스트 공연'이라는 표현을 써 향후 송골매의 행보에 관심이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구창모는 "라스트는 배철수 씨가 주로 사용한 말"이라면서 "처음 이번 재결합 공연에 대해 얘기하면서 '라스트 앨범과 투어를 하자'고 하더라. 자기는 음악 생활은 이걸로 끝이라고 했다. 난 속으로 '그렇게 안 될걸'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배철수 씨 본인의 의지일 뿐, 난 라스트는 아니다"고 말했다.
배철수는 "세상 모든 건 변하는 거라 감정적으로 얘기하는 게 위험하긴 하지만 난 이번에 구창모 씨와 송골매 투어와 해외 공연까지 마친 후 더 이상 음악은 안 하려고 확실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했다.
해외 공연과 관련해서는 내년 3월 미국 LA, 뉴욕, 애틀랜타에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때 송골매의 멤버로 베이스를 담당했던 이태윤은 이번 공연의 음악감독을 맡았다. 그는 "우리 멤버들도 소름이 돋았다더라. 오리지널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선배님 두 분이 있는 가운데에서 연주한다는 게 소름 돋았다"고 했다.
그는 "공통적인 의견은 '왜 이제 하셨냐'는 거였다. 구창모 형은 보이스 컬러가 기름지고 너무 좋아졌다. 멤버들이 이구동성으로 너무 감동적이라고 얘기했다. 배철수 형님은 단 한 마디로 똑같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콘서트의 키워드는 '열망'이다. 송골매는 말했다. "저희가 20대 때 가지고 있던 열정과 열망을 지금 그대로 가지고 와서 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한pLay스퀘어에서 '2022 송골매 전국투어 콘서트 : 열망(熱望)'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1980년대 송골매 전성기를 이끈 배철수, 구창모는 약 40년 만에 다시 뭉쳐 '열망'이라는 타이틀로 오는 9월 11, 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 무대에 오른다.
전국투어 콘서트에 앞서 후배 그룹 엑소 수호, 그룹사운드 잔나비는 송골매의 명곡을 리메이크, 자신들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수호는 '모두 다 사랑하리'를, 잔나비는 '세상만사'를 리메이크했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이들의 무대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수호, 잔나비 최정훈의 무대를 본 구창모는 "우리가 할 때와는 감각이 완전 다르다. 새롭고 신선하다고 생각했다"고 평을 전했다. 배철수는 "부럽더라. 참 좋을 때구나 싶더라. 우리도 저렇게 젊고 반짝반짝할 때가 있었는데,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팬들의 긴 기다림에 부응해 다시금 기타를 잡은 배철수, 마이크를 든 구창모는 "이걸(재결합) 해야한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해왔다"면서 "원래 2년 전에 하려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조금 미뤄졌다. 결국 1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배철수의 적극적인 재결합 의지가 오늘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배철수는 "1990년에 송골매 9집을 끝으로 라디오 DJ로만 33년째 일하고 있다. 5년 정도 방송을 진행하면서 '나는 음악에 대한 재능이 부족하다'라는 걸 깨달았다. 음악을 내가 직접 하는 것보다는 소개하는 게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해 다시 무대로 돌아올 생각을 못 했다. 하지만 십여년 전부터 구창모 씨는 노래를 안하고 있는 게 아깝다고 생각했다. 재능도 있고, 노래도 잘하고, 히트곡도 10곡 이상인데 왜 힘든 사업을 하고 있을까 싶더라"고 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하늘나라 우리님', '빗물', '모여라' 등 주옥같은 송골매의 곡들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날 공연한 수호 역시 "명곡은 수십 년이 지나도 명곡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을 정도.
특히 밴드 후배인 잔나비 최정훈은 송골매를 "전설"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밴드 음악의 조상님이지 않냐. 우리를 낳아주신 분들"이라면서 "한국 록 사운드의 기틀을 잡아주신 송골매 선배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그룹으로도 송골매를 꼽았다.
배철수는 "오랜 세월이 지나다 보니 어떻게 전설 비슷하게 됐다"면서도 "1980년대에 10년 동안 꽤 열심히 밴드를 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많은 분들이 송골매를 기억해주시고, 일부 분들이 전설이라면서 이른바 '추앙'해주시는 건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 기대와 열망에 부응해야하는 게 지금 가장 중요한 선결 과제"라고 했다.
송골매는 기존의 형식을 깨는 '파격'의 그룹이었다.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랐던 이들의 모습은 여전히 강렬하다. 배철수는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음악을 한 건 아니다. 우리 사회가 굉장히 경직됐을 때였을 거다. 사회, 정치적으로 힘들었는데 송골매는 기성 가요계와는 달랐다. 청바지를 입고 무대에 오른 거의 최초의 밴드였을 거다"고 회상했다.
이어 "굉장히 힘들었던 그 시대의 젊은 친구들이 우리를 보고 대리만족을 했던 게 아닌가 싶다. 약간 일탈의 느낌을 받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콘서트를 앞둔 송골매의 심경은 '설렘' 그리고 '긴장'이었다.
구창모는 "추억을 되살리며 그때의 그 느낌을 다시 전달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다"며 "연습하는 것 자체도 걱정을 많이 했다. 전체 밴드와 한 번 맞춰봤는데, 표현은 안 했지만 심장이 '둥둥둥' 뛸 정도로 와닿았다. 그 느낌이 잘 표현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배철수는 "예전의 송골매를 좋아했던 팬들이 이번 공연을 보고 혹시라도 실망하면 어떡하나 싶었다. 젊었을 때의 우리를 오빠라고 부르던 분들이 실제로 보고 '창모 오빠도 이제 많이 늙었네'라고 걱정할까 봐 내가 더 걱정이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콘서트 연주는 과거의 송골매가 그대로 떠오르게끔,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배철수는 "편곡은 100% 오리지널이다. 우리와 호흡했던 분들이 젊은 시절로 돌아갔으면 했다. 젊은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타임슬립을 해보시길 바랐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특히 배철수는 이번 활동에 '라스트 앨범', '라스트 공연'이라는 표현을 써 향후 송골매의 행보에 관심이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구창모는 "라스트는 배철수 씨가 주로 사용한 말"이라면서 "처음 이번 재결합 공연에 대해 얘기하면서 '라스트 앨범과 투어를 하자'고 하더라. 자기는 음악 생활은 이걸로 끝이라고 했다. 난 속으로 '그렇게 안 될걸'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배철수 씨 본인의 의지일 뿐, 난 라스트는 아니다"고 말했다.
배철수는 "세상 모든 건 변하는 거라 감정적으로 얘기하는 게 위험하긴 하지만 난 이번에 구창모 씨와 송골매 투어와 해외 공연까지 마친 후 더 이상 음악은 안 하려고 확실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했다.
해외 공연과 관련해서는 내년 3월 미국 LA, 뉴욕, 애틀랜타에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때 송골매의 멤버로 베이스를 담당했던 이태윤은 이번 공연의 음악감독을 맡았다. 그는 "우리 멤버들도 소름이 돋았다더라. 오리지널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선배님 두 분이 있는 가운데에서 연주한다는 게 소름 돋았다"고 했다.
그는 "공통적인 의견은 '왜 이제 하셨냐'는 거였다. 구창모 형은 보이스 컬러가 기름지고 너무 좋아졌다. 멤버들이 이구동성으로 너무 감동적이라고 얘기했다. 배철수 형님은 단 한 마디로 똑같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콘서트의 키워드는 '열망'이다. 송골매는 말했다. "저희가 20대 때 가지고 있던 열정과 열망을 지금 그대로 가지고 와서 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