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첫해 구장 관계없이 홈런 펑펑…파크 팩터 거스르는 홈런왕
박병호는 '목동 본즈'가 아니다…재증명한 가치
프로야구 kt wiz 박병호(36)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기 전인 2015시즌까지 '목동 본즈'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달았다.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뛰던 박병호는 2013년과 2014년에 50홈런 이상씩을 터뜨리며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지만, 일부 안티팬들은 박병호가 홈구장의 이점으로 홈런왕에 올랐다며 실력과 기록을 폄훼했다.

박병호가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목동구장에서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홈런 타자 배리 본즈처럼 많은 홈런을 날린다며 비꼰 것이다.

그러나 박병호는 미국에서 돌아온 2018년 새 홈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43개의 홈런을 날리며 보란 듯이 '목동 본즈'라는 수식어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그리고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올해 자신의 가치를 재증명하고 있다.

그는 수원케이티위즈파크를 홈으로 쓰는 kt로 이적한 뒤 구장의 유-불리와 관계없이 전성기 못지않은 홈런을 날리고 있다.

박병호는 5일까지 27개의 홈런을 치며 홈런 순위 단독 1위를 내달리고 있으며, 현재 추세라면 2014년 8년 만에 50홈런 고지 재정복도 가능하다.

박병호는 '목동 본즈'가 아니다…재증명한 가치
박병호의 홈런 기록은 구장 환경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야구기록사이트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박병호가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수원케이티위즈파크의 홈런 파크 팩터는 991이다.

파크 팩터는 구장이 타자 타격에 미치는 성향을 나타낸 지표로 1,000 이상이면 타자 친화 구장, 1,000 이하면 투수 친화 구장으로 구분한다.

수원케이티위즈파크의 파크 팩터는 10개 팀 9개 홈구장 중 5번째로 낮다.

타자보다는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이다.

박병호는 비교적 타자에게 불리한 구장에서 절반의 경기를 뛰면서도 압도적인 성적을 내는 셈이다.

그는 올 시즌 터뜨린 27개의 홈런 중 11개를 수원에서 기록했다.

그는 수원에서 152타석을 소화해 13.8타석 당 1홈런을 기록 중이며, 이는 올 시즌 평균(11.37타석당 1홈런)보다는 낮다.

박병호가 수원이 아닌 타자 친화적인 구장을 홈으로 활용했다면 더 많은 홈런을 쌓았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파크 팩터가 박병호의 홈런 기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

그는 박병호는 국내 구장 중 가장 큰 서울 잠실구장에서 39타석 5홈런으로 7.8타석당 1홈런을 날리고 있다.

잠실구장의 홈런 파크 팩터는 877로 올 시즌 담장을 높이 올린 부산 사직구장(832)에 이어 두 번째로 투수 친화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