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학생-청소노동자 소송 일파만파…강의계획서에도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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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여론 찬반 엇갈려…청소노동자 지지 대자보도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시위 중인 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을 상대로 일부 학생들이 형사 고소에 이어 민사소송까지 제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논쟁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과 대자보 등 온·오프라인에서 연세대 학생들은 찬반이 엇갈리는 반응을 보인 데 이어 한 교수는 학생들의 소송 제기를 비판하는 강의계획서를 냈다.
3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모 씨 등 연세대 학생 3명은 청소노동자들의 집회 소음으로 학습권이 침해당했다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 집행부를 상대로 서울서부지법에 지난달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수업료와 정신적 손해배상금, 정신과 진료비 등을 명목으로 약 640만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으며, 지난 5월에는 노동자들을 업무방해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고발하기도 했다.
이씨의 소송을 놓고 학생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연세대 중앙도서관 입구에 붙어있던 대자보에 따르면 자신을 '같은 공동체에서 학습하고 있는 구성원'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지 않는 공동체원들은 부끄러워했으면 좋겠다"면서 "학생이기에 본인의 공부가 우선이라 생각하나.
그 특권의식 자체가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신의 학습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나 노동자의 삶 또한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며 "존중의 공생을 모색하지 않고 노동자를 비난하는 평면적인 당신이 부끄럽다"고 했다.
나임윤경 연세대 교수는 2학기 '사회문제와 공정'이라는 수업 강의계획서에서 이번 논란을 다루며 소송을 제기한 학생들을 비판했다.
2018∼2021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을 지낸 그는 "연세대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 의무는 학교에 있지 청소 노동자들에게 있지 않음에도, 학교가 아니라 노동자들을 향해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그들의 '공정감각'이 무엇을 위한 감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에브리타임'에 쏟아내는 혐오와 폄하, 멸시의 언어들은 과연 이곳이 지성을 논하는 대학이 맞는가 회의감을 갖게 한다"고 했다.
반면 '에브리타임'에 익명으로 글을 올린 한 학생은 "청소노동자들의 고생은 알겠으나 용역업체와의 계약 문제를 학교 측에 해결해달라고 하는 이유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학생은 "청소노동자 임금인상만 성역화해야 하나.
모두가 불편을 감수하고 공감과 지지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이류한승 공공운수노조 서울분회 조직부장은 "13개 대학 사업장이 집단교섭을 하고 있는데 거의 모든 학교에서 학생들이 연대하고 있고, 연세대에도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있다"며 "(이번 소송이) 학교 안의 전체적 여론을 대변한다기보다는 학생들도 다양한 성향이 있으니 반대하는 입장의 학생도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쟁의행위와 관련해 용역업체가 사업운영의 독립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원청사인 학교가 결정권을 갖고 있는데 학교가 문제 해결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며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을 갖고 있으면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것도 학교"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과 대자보 등 온·오프라인에서 연세대 학생들은 찬반이 엇갈리는 반응을 보인 데 이어 한 교수는 학생들의 소송 제기를 비판하는 강의계획서를 냈다.
3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모 씨 등 연세대 학생 3명은 청소노동자들의 집회 소음으로 학습권이 침해당했다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 집행부를 상대로 서울서부지법에 지난달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수업료와 정신적 손해배상금, 정신과 진료비 등을 명목으로 약 640만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으며, 지난 5월에는 노동자들을 업무방해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고발하기도 했다.
이씨의 소송을 놓고 학생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연세대 중앙도서관 입구에 붙어있던 대자보에 따르면 자신을 '같은 공동체에서 학습하고 있는 구성원'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지 않는 공동체원들은 부끄러워했으면 좋겠다"면서 "학생이기에 본인의 공부가 우선이라 생각하나.
그 특권의식 자체가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신의 학습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나 노동자의 삶 또한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며 "존중의 공생을 모색하지 않고 노동자를 비난하는 평면적인 당신이 부끄럽다"고 했다.
나임윤경 연세대 교수는 2학기 '사회문제와 공정'이라는 수업 강의계획서에서 이번 논란을 다루며 소송을 제기한 학생들을 비판했다.
2018∼2021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원장을 지낸 그는 "연세대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 의무는 학교에 있지 청소 노동자들에게 있지 않음에도, 학교가 아니라 노동자들을 향해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그들의 '공정감각'이 무엇을 위한 감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에브리타임'에 쏟아내는 혐오와 폄하, 멸시의 언어들은 과연 이곳이 지성을 논하는 대학이 맞는가 회의감을 갖게 한다"고 했다.
반면 '에브리타임'에 익명으로 글을 올린 한 학생은 "청소노동자들의 고생은 알겠으나 용역업체와의 계약 문제를 학교 측에 해결해달라고 하는 이유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다른 학생은 "청소노동자 임금인상만 성역화해야 하나.
모두가 불편을 감수하고 공감과 지지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이류한승 공공운수노조 서울분회 조직부장은 "13개 대학 사업장이 집단교섭을 하고 있는데 거의 모든 학교에서 학생들이 연대하고 있고, 연세대에도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있다"며 "(이번 소송이) 학교 안의 전체적 여론을 대변한다기보다는 학생들도 다양한 성향이 있으니 반대하는 입장의 학생도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쟁의행위와 관련해 용역업체가 사업운영의 독립성을 갖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원청사인 학교가 결정권을 갖고 있는데 학교가 문제 해결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며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을 갖고 있으면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것도 학교"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