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과 예술이 교차하는 공간, 알루그랑.”낭만과 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의 ‘피노 컬렉션’은 럭셔리업계 큰손, 케링그룹의 수장인 프랑수아 피노의 화려한 컬렉션과 예술적 감성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거대한 중앙 돔에 내리쬐는 햇살을 받아 차가운 따뜻함을 포용하는 안도 다다오의 시멘트 벽과 현대미술 작품의 조화는 관람객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피노 컬렉션 3층에 있는 레스토랑 알루그랑에서는 특별한 미식을 즐길 수 있다. 이곳 메뉴는 프랑스처럼 시크하면서 화려하다. 음식이 담긴 접시 하나, 레스토랑 인테리어, 활기찬 스태프의 서비스 등 알루그랑은 고객에게 잊지 못할 시간을 선물한다. 요리 한 접시에 예술과 자연, 삶이 담긴 듯하다.카린 로이펠트 전 보그프랑스 편집장 SNS에도 종종 올라오는 감각적인 레스토랑 알루그랑은 미식 공간을 넘어 역사와 예술이 공존하는 곳이다. 이 레스토랑이 자리한 건물 ‘부르스 드 코메르스’는 1763년 곡물 거래 시장으로 설계된 이후 증권거래소를 거쳐 현대 미술관으로 변모하며 파리의 경제 및 문화적 변화를 반영해 왔다. 이 같은 역사적 유산을 계승한 알루그랑은 곡물을 주제로 한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며 전통과 혁신이 어우러진 새로운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 레스토랑 이름 ‘알루그랑’은 건물의 과거와 음식의 기초가 되는 곡물의 의미를 담아 미식과 예술적 가치를 결합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레스토랑 내부는 건축적 아름다움과 현대적 디자인이 완벽히 어우러진 공간이다. 한쪽 창문으로는 웅장한 미술관의 원형 홀과 세월의 흔적이 담긴 프레스코 벽화를, 다른 창문으로
전시를 보면 남는 건 두 가지다. 아름다운 작품이 주는 여운이 한 가지, 감상에 기력을 쏟아 주린 배가 나머지다. 꽃구경도 식후사(食後事)라고 했다. 미학(美學)이 미식(美食)으로 이어지는 즐거움이야말로 전시의 백미라고 하겠다.갤러리 속 레스토랑은 단순히 음식을 대접하는 공간이 아니다. 맛 좋은 음식은 감상 분위기를 돕고, 실내외에 걸린 작품들이 갤러리의 첫인상을 좌우한다. 서울 종로구 화랑가의 대표 갤러리들이 메뉴 개발부터 와인 페어링, 인테리어까지 까다로운 검수를 거치는 이유다.“미술-미식 연결” 국제갤러리 ‘더 레스토랑’국제갤러리는 서울 소격동 K1 건물 1층에 ‘카페@더 레스토랑’과 2층 ‘더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식 수프인 ‘애플 포타주’를 비롯한 제철 코스요리를 양혜규 작가의 최신 설치작업과 함께 음미할 수 있다. 일본 도쿄의 고급 호텔과 대형 외식 그룹 총괄 셰프를 지낸 아베 고이치가 개관 이후 줄곧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한국은 갤러리 레스토랑의 불모지였다. 1999년 국제갤러리가 국내 화랑으로서 처음 레스토랑을 열자 미술계는 반신반의했다. 외환위기 직후 갤러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던 시절 미식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갤러리 운영을 위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이현숙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이런 운영 철학은 2세 경영자인 김찰스창한 사장으로 이어졌다. 현재 갤러리 운영 전반에 관여하는 김 사장의 첫 임무는 레스토랑과 카페 경영이었다. 국제갤러리 관계자는 “(김 사장은) 지금도 신메뉴 개발 과정에서 하나하나 맛을 본다”며 “미술과 미식을 잇겠다는 취
우연한 축복, 의도치 않은 행운이라는 뜻을 지닌 단어 세렌디피티. 동명의 영화 덕분에 알게 된 이가 많을 것이다. 25년 전 영화라 기억이 가물가물해졌다가 최근 되살아났다. 스리랑카를 다녀온 뒤였다. 스리랑카가 이 단어의 기원이란 사실을 발견했고, 그보다 더 뜻밖의 근사한 발견들이 이어졌다. 세렌디피티라는 단어는 18세기 영국의 문필가 호러스 월폴이 1754년 친구에게 쓴 편지에서 처음 사용됐다. 그는 페르시아 우화 '세렌딥의 세 왕자' 속 주인공들이 새로운 발견을 하듯 자신도 새로운 발견을 했다는 취지의 글을 쓰면서 세렌딥이라는 나라 이름을 사용했다. 우화 속 왕자들이 스리랑카 출신이었는데, 이 나라의 이름은 실론이다. 실론의 페르시아식 지명이 세렌딥이다. 월폴은 세렌집에 '-ity'를 붙였다. 세렌디피티라는 단어는 우연을 뜻하지만, 총명하고 기발한 발견을 일컫는 단어로 영미 문화권에서 널리 사용됐다. (1) 아기 바다거북이와의 조우스리랑카에서 우연히 만난 경이로운 발견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는 바다거북. 정확히 말하자면 아기 바다거북의 말캉거리는 앞지느러미와 허우적대는 느낌이라고 말해야겠다. 세계적 멸종 위기인 바다거북을 함부로 만진다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로 불법한 행위가 아니다. 위기에 빠진 바다거북을 보호하고 치료하는 ‘부화장’(hatchery)에선 가능하다.지구상에 존재하는 7종의 바다거북 중 무려 다섯 종류가 인도양에 면한 스리랑카의 남쪽 바다에 올라와 모래를 파고 알을 낳는다. 바다거북은 그동안 남획돼왔다. 해파리를 잡아먹는 특성 때문에 종종 바다에 떠다니는 비닐봉지와 해양 플라스틱을 해파리로 오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