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주름·탈모까지 관리…3050 '애정품' 된 뷰티기기
LG전자가 석권하던 국내 뷰티기기 시장에 후발주자들이 속속 가세하고 있다. 뷰티기기 시장은 2017년 LG전자의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 ‘프라엘’의 등장으로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점차 커졌다. 최근에는 20만~30만원대 중저가 2세대 뷰티기기부터 남성용 탈모 치료기까지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기업 이어 중소기업도 진출

집에서 주름·탈모까지 관리…3050 '애정품' 된 뷰티기기
1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기업과 의료 전문기기 업체들은 확대되는 뷰티기기 시장을 겨냥해 새 마사지기기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뷰티기기는 30~50대 여성이 주름 등 피부 개선을 위해 집에서 사용하는 마사지기기를 주로 가리킨다. 최근엔 탈모 치료를 표방하는 기기도 등장했다.

중소 화장품 브랜드 메디큐브는 지난 3월 ‘에이지알’(사진)이라는 중저가 뷰티기기를 출시해 현재까지 총 20만 대를 팔았다. 일본에서 3개월 만에 4만5000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 결과 일본 쇼핑몰 라쿠텐의 ‘뷰티기기 부문’ 1위에 올랐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30~50대 여성 소비자를 겨냥해 배우 김희선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의료기기 기업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의료기기 전문 업체 듀얼소닉, 홈쎄라 등은 200만원대 고가 뷰티기기를 내놔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고가 기기인 만큼 홈쇼핑 등에서 렌털 형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 중 듀얼소닉 제품은 일명 ‘SES 유진 마사지기기’로 불리며 CJ온스타일 홈쇼핑을 통해 올해 50회 이상 소개됐다. 방송마다 10억원이 훌쩍 넘는 주문 금액을 올렸다.

○‘춘추전국’ 홈 뷰티기기 시장

뷰티기기 시장은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LG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뷰티기기 시장은 올해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홈뷰티’ 시장이 형성된 초창기인 2013년(800억원)과 비교해 약 20배 성장한 규모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10여 년 전에는 필립스와 브라운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제모기 등을 소규모로 들여온 게 전부였으나 최근 들어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홈뷰티 상품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본격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피부과에 가는 소비자보다 집에서 혼자 미용 관리를 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병원 피부과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대형 고주파 뷰티기기의 가격이 저렴해지고, 크기도 작아지면서 30~50대 여성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해외 공략 나서는 LG·아모레

화장품 기업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은 해외에서 뷰티기기 사업을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3월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의료기기 제조를 등재하고 ‘뷰티 디바이스’를 생산할 예정이다.

올 4분기에는 집에서 혼자 문신할 수 있는 미니 타투 프린터기를 내놓을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 뷰티기기 시장이 성장하는 것을 염두에 둔 행보다.

미국 리서치 기관 포레스트앤드설리번은 중국의 뷰티기기 시장이 올해 2조원, 내년에는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을 쉽게 베낄 수 있는 화장품과 달리 뷰티기기는 전자·바이오 기술이 접목돼 중국 기업이 카피하기 쉽지 않다”며 “이 때문에 화장품 기업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고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