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 후 야외활동 증가로 소음 민원 증가
"공원이 아니라 공해"…심야 술판·소음에 주민 몸살
"공원이 아니라 공해라고 여겨집니다.

"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에 사는 홍모씨는 최근 야간에 발생하는 공원 내 소음으로 정신적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부평구에 민원을 제기했다.

홍씨는 28일 "새벽까지 떠들며 술주정하는 사람들로 공원 앞에 사는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밤마다 술판이 벌어지고, 조용히 하라고 하면 욕설을 퍼부으니 여름이 오는 게 두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닫고 온종일 에어컨을 틀어놓고 살 수는 없다"며 "이웃들에게 물어봤는데 나처럼 많이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주거지 인근 공원에서 발생하는 각종 소음으로 피해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제 역할을 하던 공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연일 심야 술판과 고성방가로 기피 장소로 변질됐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30대 이모씨는 "지난 주말 새벽 아파트 앞 공원에 마련된 정자에서 떠드는 소리에 밤잠을 설쳤다"며 "누군가 가볍게 맥주 1캔 마시며 대화할 때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방역 완화 조치로 공원 내 행사나 스포츠 활동까지 재개되면서 소음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부평구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공원 내 음주나 스포츠 활동으로 다양한 소음 민원이 늘고 있다"며 "농구장에서 밤늦게까지 공을 튀기는 소리에 참지 못하고 민원을 넣는 주민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낮 부평구 부평공원 내 광장에서는 '2022 부평 예술제'가 열리며 풍물놀이를 비롯한 공연이 진행돼 인근 주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 행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간 비대면으로 열렸다가 올해 '예술, 치유가 되다'라는 주제로 부평공원에서 열렸다.

하지만 주민들은 "1주일간 쌓인 피로를 해소하기는커녕 스트레스로 두통이 생길 지경이다"라거나 "주말에 주택가에서 풍물놀이를 멈춰달라"는 등 민원 글을 올려 불만을 토로했다.

인천대공원사업소 관계자는 "공원 사용 허가를 내줄 때 과도한 소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행사를 아예 막을 권한은 없다"면서 "민원 발생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