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옹호대표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회장 이제훈)은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을 제10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신임회장으로 선임했다. 새 회장의 임기는 오는 8월 1일 시작한다.황영기 신임회장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학교 정치경제대학원(LSE)에서 경제학 재무관리 석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삼성증권 대표,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금융투자협회 회장, 법무법인 세종 고문 등을 역임하며 국내 대표 금융 전문가로 활동했다.2020년에는 한미협회 회장으로 양국 간 우호협력을 위해 민간 외교에 앞장섰으며, ESG행복경제연구소 자문위원으로서 ‘ESG 경영 실천’을 주창하며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선도해 왔다.특히 서울장학재단 초대 이사장과 한국장학재단 이사를 지내면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등교육의 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원을 펼치며 대한민국 인재양성에 이바지했다. 금융투자협회장 재임기간 중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중증장애인시설 한사랑마을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며 기부를 실천하는 등 아동 지원에 나섰다.제10대 회장 선임을 위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 2월 법인이사회를 통해 회장추천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직원 의견도 반영하여 전문경영능력 심사 항목을 수립하고 회장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후 공정한 심사와 절차를 거쳐 이사회 의결로 최종 선임했다.차흥봉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표이사 겸 회장추천위원회 위원장(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5개월간 공정한 인선 과정을 거쳐 다방면에서 뛰어난 능력과 성품을 갖춘 분을 선임하였다”면서 “전문 금융인에서 이제는 아동옹호기관의 회장으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투명하게 이끌며 우리 아이들을 위한 길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윤석열 정부의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64)이 내정됐다. 차기 산업은행 회장은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69)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1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주 금융위원장과 산은 회장 인사를 할 예정이다. 김 내정자는 중앙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25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금융위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을 지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행시 동기다. 새 정부의 ‘경제 원팀’ 기조를 의식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기업 구조조정을 책임지는 산은 회장에는 황 전 회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3년의 산은 회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임명돼 한 차례 연임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임기를 1년4개월가량 남기고 지난 9일 사임했다.황 전 회장은 삼성증권 사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등을 지냈다. 지난 2월 윤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는 전현직 금융인 110명 선언을 주도하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금융당국에 가감 없는 쓴소리를 쏟아내 ‘검투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금융권은 황 전 회장이 특유의 추진력으로 산은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강경민/김대훈 기자 kkm1026@hankyung.com
삼성전자는 글로벌 제조업체의 정점에 있는 기업이다. 미국 인텔을 누른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동시에 TV와 스마트폰 시장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로 세계 제조업체의 공급망이 붕괴한 지난 3분기에도 15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보는 투자자들의 눈은 곱지 않다. 올해 초 10만원에 육박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현재 7만원 안팎까지 내려앉았다. 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비전 없이는 주가가 움직이지 않는 ‘PDR(price to dream ratio·꿈주가배수)’ 시대이기에 이런 상황은 더욱 뼈아프다. ‘7만 전자’ 넘어설 비전은이건희 삼성 회장 타계 1주기(10월 25일)를 앞둔 24일. 삼성 전직 최고경영자(CEO) 사이에선 “잘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지금이 오히려 위기일 수 있다. 이 회장의 정신을 되새겨 정신 재무장을 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왔다.삼성 전직 CEO들은 삼성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을 갖춘 배경으로 이 회장을 꼽았다. 캐시카우인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이 회장은 1974년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를 인수했고 이를 발전시켜 1994년 세계 D램 시장 1위를 거머쥐었다. TV(2006년 1위 달성), 스마트폰(2011년 1위 달성) 등도 ‘초일류’를 부르짖은 이 회장이 키워낸 사업으로 꼽힌다.2021년 삼성이 당면한 문제는 한층 복잡하다. 미국, 유럽, 중국 등이 앞다퉈 반도체 사업에 뛰어드는 ‘반도체 패권전쟁’에 대응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도 찾아야 한다.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벌리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게 전부였던 이 회장 재임 시절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삼성 전직 CEO들은 “경쟁 구도와 경영 환경은 바뀌었지만 해법은 다르지 않다”며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신경영 선언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1993년 이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사장단을 불러 따끔하게 일침을 가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당시 그는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처럼, 모르니까 (당신들이) 편안하다”며 “매일 같은 양복 입고 같은 넥타이 매고 있으니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다들 모른다”고 꾸짖었다. 이어서 나온 게 신경영 선언을 가한다. “전문 경영인들 현실 안주”삼성자산운용·삼성증권 CEO 등을 지낸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은 “회장님이 살아계셨으면 삼성 사장단을 혼쭐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하드웨어는 참 잘한다고 말씀을 드리면 ‘로봇과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신하고 플랫폼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반도체 배터리 잘 만드는 제조업체로 만족하는 것 아니냐. 너희 때문에 식은땀이 난다’고 답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익명을 요구한 다른 삼성 전직 사장도 “초일류에 도전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이 회장의 DNA를 되새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와 TV 등 잘하는 사업에만 자원을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삼성이 스마트폰 기기는 애플보다 더 많이 만들어도 이익과 시가총액에서 비교할 수 없다”며 “최근 삼성에서 이렇다 할 ‘변신’을 본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삼성이 소극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또 다른 전직 사장은 “이 회장 1주기 행사도 크게 못 치르고,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자유롭게 참여도 못하니 그룹이 전체적으로 위축돼 있다”며 “후배 전문경영인들도 현실에 안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재빨리 구심점을 잡아 긴장 상태로 들어가야 한다”며 “글로벌 경쟁 체제에서 한시가 바쁘다”고 조언했다.제조업 울타리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삼성 전직 CEO는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지도,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갖추지도 못한 탓에 애플이나 구글 같은 플랫폼 기업만큼 기업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모리 의존도가 높은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도체 가격이 뚝 떨어지는 상황이 오면 기업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했다.이수빈/박신영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