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옛 현대상선) 자동차 운송사업부가 모태인 해운회사 유코카캐리어스가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적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이 회사는 모회사인 HMM의 인수 후보군으로까지 한때 거론됐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 운송선사인 유코카캐리어스는 지난해 매출 1조8946억원, 영업이익 2368억원을 올렸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 46.5%, 영업이익은 1376.9%나 불었다. 작년 영업이익은 연간 기준으로 최대치다.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운반선을 구하려는 수요가 폭발하면서 운임이 예년에 비해 서너 배가량 폭등했다”며 “올 하반기에는 중국 고객사 화물운송 물량이 급증할 예정이어서 유코카캐리어스의 실적도 고공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HMM의 자동차 운송사업부가 전신이다. 2002년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던 HMM은 회사의 핵심 현금창출원(캐시카우) 중 하나인 자동차 운송사업부를 유코카캐리어스에 1조50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노르웨이 해운사 왈레니우스윌헴슨과 현대자동차그룹이 80 대 20 비율로 출자해 세운 회사다.

이 회사는 자동차 운반선(PCTC) 50~60척을 운영 중이며 한국과 중국에서 자동차와 화물을 실어 유럽으로 운송한다. 유럽에서는 폭스바겐을 비롯한 유럽 브랜드 차량을 싣고 아시아로 운송한다. 대주주인 현대차와 기아의 운송 물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말 유코카캐리어스 자산 규모는 3조7042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은 134.2%를 기록했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최근 3개년(2019~2021년) 평균 3165억원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유코카캐리어스를 HMM 인수 후보군 중 하나로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HMM 인수는 녹록지 않은 작업이란 분석이 많다. 우선 인수자금 부담이 만만찮다. 산업은행(보유 지분 20.69%)과 한국해양진흥공사(19.96%)가 HMM 지분 40.65%를 쥐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HMM 영구채(신종자본증권·2조6798억원)까지 고려하면 인수자금이 10조원가량 들어갈 전망이다.

여기에 HMM이 부활하는데 세금이 상당액 투입되면서 사실상 국적선사로 바뀐 만큼 해외 업체에 매각할 경우 부정적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