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싼 급매·경매 투자 경계령
요즘 같은 침체기에는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절대적으로 매입가격을 낮춰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기본이다. 하지만 시중에는 무늬만 가격 싼 함정 투자처가 많아 의외로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거래 침체기에는 투자자들이 극단으로 치우치기 쉽다. 값싼 매물이 나온다고 조급함에 휩쓸려 쉽게 투자를 결정했다가 되레 손실을 더 키우기도 한다. 가격이 싸지 않은 급매물은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급급매물은 투자자 입장에서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좋은 부동산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만 종종 주변 시세보다 현저하게 싼 가격 때문에 쉽게 계약하기로 결정했다가 문제가 있는 매물에 투자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매도자가 가짜이거나 서류를 위조해 급매물로 내놓은 사기매물들이 부동산 관련 블로그 등 인터넷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다각도의 권리 및 물건분석을 통해 철저하게 조사한 후에 투자해야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물량이 늘어나는 것이 경매와 공매물건이다. 침체기에는 경매물건 투자가 대세이다. 부동산 거래가 어려울수록 과다한 금융 대출을 받아썼던 매물들이 기간 내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에 부쳐진다.
자연히 확률적으로 ‘알짜’ 물건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감정가가 부풀려진 경매물건으로 인해 유찰횟수만 보고 입찰했다가 감정가의 오류로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해 손해를 입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매물건은 법원의 경매 개시결정일부터 입찰시점까지 6개월~1년의 시차가 발생하는데 침체기에는 이 기간에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감정가 1억 원짜리 매물이 6개월~1년 뒤에는 시장상황 악화에 따라 시세 8000만원의 매물이 돼버린다면 경매에 참여하는 의미가 없어진다. 경매투자의 성패는 시장가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침체기에는 경매가 되레 ‘독’이 될 수 있다.
불황 속 최대 호황 상품이 경매다 보니 경매 파생상품인 부실채권(NPL) 투자도 인기몰이 중이다.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있는 채권을 할인해 사들인 뒤 담보물건을 경매에 부쳐 배당 또는 낙찰 받아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주로 자산관리회사 등에서 운용하고 있지만 일반인에게 고수익을 남겨줄만한 매물은 거의 없는 게 사실이다. NPL 매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산관리회사의 목표 수익률도 크게 낮추고 있기 때문에 수익률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침체기에 실수요 목적으로 투자에 나설 때는 다양한 우량매물을 선별해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여러 값싼 매물을 가격과 입지면에서 비교분석해 투자해야 한다.
침체기 매수자 우위의 시장에서는 조건이 좋은 매물들이 쉽게 눈에 띄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자를 유혹하는 불법 거래, 분양 성공을 홍보해 분양률을 속이거나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가격이 낮은 부동산은 스스로 의심해 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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