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거래를 자문하면서, 이민 등의 사유로 한국민의 해외진출이 생각이상으로 많이 있다는 사실을 느끼곤 한다. 부동산거래당사자 중 외국에 거소를 둔 사람들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이다.
이러한 추세에서, 세법상 “비거주자”로 불리는 사람들로부터 부동산을 취득할 때 부동산 양도인이 납부해야 될 양도소득세를 원천징수해야 될 의무가 양수인에게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소득세법에서, 국내에 주소나 1년 이상 거소를 둔 개인이 아닌 자로서 국내원천소득이 있는 개인들을 소득세법에서는 “비거주자”로 칭하면서, 비거주자로부터 국내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양수인으로서는 양수대금을 양도인에게 전부 지급하지 말고 일단 양도소득세에 해당하는 일정 부분만큼을 원천징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국내에 소유하는 부동산을 양도하는 경우 양도자가 비록 비거주자라고 하더라도 발생한 양도소득세를 납부할 의무가 있게 되는데, 납세의무자가 비거주자이면 향후 양도소득세 미납시 집행에 어려운 점이 있다는 점에서, 소득세법 제156조 제1항 3의2 에서 양수인에게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위 규정이 2003. 12. 30.에 신설되는 과정에서, 홍보부족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크다는 점에 있다. 얼마 전에 필자 역시 이런 상담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의뢰인은 부동산을 매수할 당시 가격협상단계에서부터 법무사의 도움을 받아 거래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법무사가 이 조항을 알지 못해 낭패를 보게 되었다. 당시 그 의뢰인은 물론이고 담당 법무사도 이 조항을 전혀 알지 못해 결국 매도인의 양도소득세 부분에 대한 원천징수를 하지 못한 채 매매대금전부를 매도인에게 지급해 버렸다. 그 후에서야 우연히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그 의뢰인은 매도인에게 양도소득세납부를 독촉했지만 결국 납부되지 않게 되었고, 결국 미납이 장기화될 경우 상당한 가산세까지 부과될 처지가 되자, 울며 겨자먹기로 일단 매도인을 대신해서 양도소득세 약 2천만원을 납부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도인으로부터 이 돈을 받지 못한 의뢰인은 고민끝에 매도인에 대한 국내재산조회, 법무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가능 여부를 문의하기 위해 필자의 사무실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그 의뢰인은 ‘도대체 이런 법이 있다는 자체를 알지 못하는데, 양도인이 납부할 세금을 느닷없이 양수인이 납부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결과 그 자체가 일단은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또한, 부동산등기업무와 함께 관련된 세무자문을 하는 전문직업인인 법무사가 이런 제도를 모르고서 양수인에게 피해를 입게 한 것에 대해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는지에 대해서도 문의했다.
위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비거주자의 양도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의무를 부동산 매수인이 부담하게 하는 이 제도의 타당성 여부를 떠나서, 이러한 제도의 존재에 대해 국민들에게 충분히 공지하여 이 제도를 알지 못함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할 도의적인 책임을 당국이 소홀히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제도 또한 마찬가지겠지만, 부동산거래는 국민 상당수가 관련될 수밖에 없어 제도가 제대로 홍보되지 못할 경우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이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공청회 등을 통해 다수의 의견을 구하거나 아니면 보도자료 등을 통해 충분히 제도시행을 홍보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위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부동산이전등기업무를 직업적으로 하는 법무사마저 제대로 알지 못할 정도이니 일반 국민들이야 오죽 하겠는가? 당시 관련기사 검색결과, 이 제도가 신설된 당시인 2003년말 무렵에 이 제도시행에 관해서는 어느 일간지에도 보도되고 있지 않았다. 반면에, 이 제도의 시행과정에서 문제된 일부조항을 개선한 2005. 12.경 소득세법 156조 제11항 신설과 관련한 몇 건의 보도가 있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비거주자의 부동산양도소득 원천징수 제도의 시행과 관련해서는 ‘양수인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운다’는 식의 여론의 비난을 당국이 의식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도 든다.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가 내던, 세수만 확보하면 된다’는 식의 당국의 이와 같은 수수방관은 곤란하다고 본다. -이상-


<소득세법 >
제1조 (납세의무)
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개인은 이 법에 의하여 각자의 소득에 대한 소득세를 납부할 의무를 진다.
1.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년 이상 거소를 둔 개인(이하 "거주자"라 한다)
2. 거주자가 아닌 자(이하 "비거주자"라 한다)로서 국내원천소득이 있는 개인
제94조 (양도소득의 범위)
① 양도소득은 당해연도에 발생한 다음 각호의 소득으로 한다.
1. 토지(지적법에 의하여 지적공부에 등록하여야 할 지목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또는 건물(건물에 부속된 시설물과 구축물을 포함한다)의 양도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득
2.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부동산에 관한 권리의 양도로 인하여 발생하는 소득
가.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건물이 완성되는 때에 그 건물과 이에 부수되는 토지를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다)
나. 지상권
다. 전세권과 등기된 부동산임차권
제119조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은 다음 각호와 같이 구분한다.
1 내지 8호
9호 : 제94조에 규정하는 양도소득(동조제1항제3호의 규정에 의한 소득을 제외한다)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소득. 다만, 그 소득을 발생하게 하는 자산이 국내에 있는 경우에 한한다
제156조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원천징수의 특례)
① 비거주자에 대하여 제119조제1호·제2호·제4호 내지 제6호·제9호 및 제11호 내지 제13호의 규정에 의한 국내원천소득으로서 제120조의 규정에 의한 국내사업장과 실질적으로 관련되지 아니하거나 그 국내사업장에 귀속되지 아니한 소득의 금액(국내사업장이 없는 비거주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포함한다)을 지급하는 자는 제127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지급하는 때에 다음 각호의 금액을 그 비거주자의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소득세로서 원천징수하여 그 원천징수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원천징수 관할세무서·한국은행 또는 체신관서에 납부하여야 한다. 다만, 제119조제5호의 규정에 의한 소득중 조세조약에 따라 국내원천사업소득으로 과세할 수 있는 소득을 제외한다.
1호 내지 3호
3의2호 : 제119조제9호의 소득에 대하여는 그 지급액의 100분의 10. 다만, 당해 부동산의 취득가액 및 양도비용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그 지급액의 100분의 10에 상당하는 금액과 당해 부동산의 양도차익의 100분의 25에 상당하는 금액중 적은 금액으로 한다<신설 2003. 12. 30.>
⑪ 제1항의 규정을 적용함에 있어서 제119조제9호의 소득이 있는 비거주자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소득에 대한 소득세를 미리 납부하였거나 당해 소득이 비과세 또는 과세미달되는 것임을 입증하는 경우에는 당해 소득에 대하여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아니한다. <신설 20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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