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0일 인천지법 12계와 부산지법 6계 경매를 끝으로 전국 경매시장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2005년 전국 경매시장 결산 결과 가장 뚜렷한 특징은 토지에 대한 인기가 비약적으로 상승하였다는 것과, 숙박시설과 근린이 2002년을 정점으로 3년 연속 비인기종목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또한 8월 84.38%를 기록하기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던 아파트 낙찰가율이 8.31대책 이후 4개월 연속 약세를 면치 못한 것과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 동안 90% 이상의 고공행진을 지속해왔던 토지 낙찰가율이 10월 83.89%, 12월 81.32%를 기록하는 등 하반기 들어 대부분 종목에서 8.31대책의 영향이 적잖이 미치고 있다는 점도 그 특징으로 들 수 있다.
[경매시장 규모] – 감정가 총액 85조6421억원, 낙찰가는 13조8847억원으로 2000년來 최고
2005년 한해 동안 진행된 경매물건의 최초감정가 규모는 총 85조6421억원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2004년 69조2197억원 대비 23.72% 증가한 것이며,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149조 1073억원의 57.44% 수준이다. 2003년 51조1015억원을 저점으로 이후 2년 연속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경매물건은 2000년의 90%에 이를 정도로 늘어났지만 감정가 규모면에서 보면 아직은 외환위기 수준은 아닌 듯하다. 경매물건의 증가세가 외환위기와 달리 주로 중대형보다는 중소형물건에서 더 크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근린이 29조9134억원으로 전체의 34.93%를 차지하였다. 아파트가 10조9938억원(12.84%), 공장(12.80%)이 10조9661억원으로 그 다음을 차지하였으며, 토지는 10조839억원으로 전체의 11.77%로 4위를 기록하였다. 아파트, 연립ㆍ다세대 및 단독ㆍ다가구주택을 포함한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전체의 27.82%에 해당하는 23조8198억원어치의 매물이 경매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대다수의 종목이 외환위기 직후 수준에 미치지 못하였으나 연립ㆍ다세대 만큼은 2000년 6조4713억원 보다 오히려 15.87% 증가한 7조4982억원을 기록하였다.
2005년 한해동안 경매시장에서 총 13조8847억원어치가 팔렸다. 이 낙찰가(매각금액) 규모는 경매진행건수가 가장 많았던 2000년 보다 10.47%가 더 증가한 것이다. 이는 곧 낙찰가율이나 낙찰률이 2000년보다 훨씬 높았으며, 감정가 이상에서 낙찰된 물건 역시 2000년에 비해 상당수 증가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연중내내 인기를 누렸던 아파트 낙찰가가 2조9911억원으로 가장 많은 구성비(21.54%)를 이루었고, 물건수가 가장 많은 근린(20.49%)이 2조8454억원으로 다음을 차지하였다. 토지와 공장이 각각 2조4873억원, 1조8461억원어치가 팔려 그 다음을 차지하였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2000년 1조6360억 대비 82.82%, 전년대비 31.17%의 비약적인 상승률을 기록하였으며, 지난해 9월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이후 경매물건이 급증한 숙박시설의 경우 2000년 대비 73.21%, 2004년 대비 무려 84.83%가 상승한 낙찰가 규모를 형성하였다.
[경매진행건수] – 총 48만6370건 진행, 2000년의 89.52% 수준, 오피스텔과 숙박시설 증가폭 가장 커, 유일하게 토지물건만 4년 연속 감소
지난 한해 동안 진행된 경매물건은 총 48만6370건으로 2004년 대비 4.04% 증가하였다. 연중무휴 매일 1332건 이상이 경매에 부쳐진 것이 된다. 외환위기 직후 경매물건이 가장 많이 쏟아져 나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2000년 54만3312건의 89.52%에 해당하는 상당한 물량이다. 2002년의 30만5220건을 저점으로 3년 연속 물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종목에서 물건수가 감소하였지만 아파트의 경우 2004년 대비 12.15% 증가한 13만244건이 경매에 부쳐졌으며, 우후죽순처럼 공급되었던 오피스텔(업무시설)이 9138건으로 무려 3.5배 가까운 증가세를 기록하였다. 또한 2004년 9월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후 경영난이 악화된 숙박시설 역시 3696건으로 50.43%라는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하였다.
이들 아파트, 오피스텔, 숙박시설은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당시의 물건수보다 각각 36.45%, 50.02%, 110.48%가 증가한 것이다. 2002년을 저점으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였던 연립ㆍ다세대의 경우 모처럼의 감소세를 보여 2004년 대비 3.08% 감소한 11만3266건이 경매에 부쳐졌으나, 이 역시 2000년에 비해서는 12.45%가 많은 물량이다. 2000년과 2001년에 걸쳐 가장 많이 경매시장에 등장한 토지는 2001년 15만4925건을 정점으로 이후 인기를 반영하듯 유일하게 4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 총 8만6486건이 경매에 부쳐졌다.
지난해에 새로이 경매시장에 등장한 물건(신건)은 총 15만888건으로 전체 경매물건의 31.02%에 해당한다. 매일 413건 이상의 새로운 경매물건이 경매에 부쳐진 셈이다. 이는 2004년 대비 3.27% 증가한 것이며, 2000년의 90.65% 수준이다.
[낙찰가율] – 4년만에 최저, 토지 낙찰가율만 5년째 상승, 근린과 숙박시설은 3년째 하락
지난해 낙찰가율은 평균 66.58%로 2004년에 비해 0.04% 하락하였으며, 2001년 62.51%를 기록한 이래 4년만에 최저 낙찰가율을 기록하였다. 토지의 경우 외환위기 직후 불과 33.08%의 낙찰가율을 기록하였으나 지난해에는 2004년보다 6.03% 상승한 86.12%를 기록하는 등 5년 연속 비약적인 상승을 거듭하여 치열했던 토지경매의 인기를 실감케 하였다. 반면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79.77%로 2004년에 비해 2.18% 상승하였으나 2004년에 이어 2년 연속 선두자리를 토지에 내주게 되었으며, 2004년에 3년만에 70%대로 떨어진 이후 2년 연속 70%대의 낙찰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숙박시설의 경우 성매매방지특별법 영향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낸 종목으로 2002년 60.39%를 정점으로 이후 3년 연속 하락을 거듭하다 2000년 41.84%를 기록한 이래 지난해 47.22%로 5년만에 다시 40%대로 떨어졌다. 근린(상가) 역시 2002년 66.23%를 정점으로 2005년 52.97%를 기록하기까지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낙찰률] – 사상 처음으로 30%대 진입, 토지 낙찰률도 5년 연속 상승, 근린은 3년째 19% 수준
전체 평균 낙찰률은 30.11%로 2000년 경매통계집계 이래 처음으로 30%대 낙찰률을 기록하였다. 근린(상가)를 제외한 모든 종목에서 2004년 대비 낙찰률이 상승하였으며, 근린(상가)의 경우 그간의 투자가 아파트나 토지에 집중되었음을 반영하듯 2003년 19.4%이후 3년 연속 19% 수준의 저조한 낙찰률을 보여주었다.
반면 토지의 경우 36.9%로 낙찰가율에 이어 2000년 22.72% 이후 5년 연속 한차례 꺾임도 없이 낙찰률이 상승하였으며, 2004년에 이어 2년 연속 아파트 낙찰률을 상회하였다. 아파트의 경우 2004년 29.55%로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32.49%로 회복되었다.
[입찰자수] – 사상 최대인파 참여, 경매 대중화 성큼
지난 한해동안 경매법원에서 입찰을 해본 사람은 총 48만7240명으로 평균 입찰경쟁률 3.33대 1을 기록하였다. 재테크 뿐만 아니라 실수요라는 두가지 이점이 있는 아파트, 연립ㆍ다세대 등 주거용 부동산에 34만명 가까이가 몰렸고, 토지에는 8만7천명 정도가 몰렸다.
약 30만명 정도가 입찰에 참여한 2000년 보다 59.89%가 증가한 인파이며, 입찰자수가 가장 적었던 2003년의 23만6460명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경매가 점차 일반인들 사이에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올해 2월부터 허용되는 공인중개사의 입찰대리가 활성화 되는 경우 경매참여인파는 더욱 늘어나게 되고 그만큼 입찰경쟁률이 상승하는 등 저변인구 확대로 경매의 대중화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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