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엔테크는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이용한 암치료 백신이 췌장암 환자에서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바이오엔테크는 2020년부터 로슈와 함께 암치료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엔테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암백신인 ‘오토진 세부메란(BNT122)’과 로슈가 인수한 제넨텍의 면역항암제 ‘티센트릭’를 병용한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췌장암 절제술을 마친 환자 16명에게 두 약물을 투여한 결과, 절반에게서 암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이 향상됐다.

면역반응이 나타난 환자의 경우 무재발생존율(RFS)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했다. 회사는 이번 결과가 암세포 표적의 면역반응이 무진행생존기간과 연관이 있음을 시사하며, 궁극적으로 환자의 생존기간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오토진 세부메란은 개인 맞춤형 신생항원 암백신이다. 환자 개인에게서 나타나는 특이적인 암항원의 유전자(mRNA)를 체내에 투여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종양은 서로 다른 돌연변이를 가지는 ‘이질성’을 보이는데, 신생항원 암백신은 개인 맞춤형, 여러 항원의 정보를 포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오토진 세부메란에는 최대 20개의 환자별 신생항원을 암호화하는 mRNA가 포함된다고 알려져 있다. 회사는 암백신 제조·개발 프로그램인 ‘iNeST’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바이오엔테크는 2016년 로슈와 선지급금 3억1000만달러(약 3900억원) 규모의 협력관계(파트너십)를 맺었다.

2019년에는 사노피와 mRNA 기반 암백신 공동연구를 위한 계약을 맺었다. 현재 사노피가 인수한 리제네론과 흑색종, 결장직장암에 대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흑색종 암백신인 ‘BNT111’의 경우 절제가 불가능한 'PD-1' 불응성, 재발성 환자 180명을 대상으로 리제네론의 ‘리브타요’와 병용 투여를 하고 있다. 1차 평가변수로는 객관적반응률(ORR)이 사용되며, 올 하반기 임상 2상 데이터를 발표할 계획이다. 결장직장암 임상 2상은 환자 200명을 모집하고 있는 중이다.

올 3월에는 추가적으로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를 위해 암백신 ‘BNT116’과 리브타요의 병용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테라젠바이오가 mRNA를 이용해 암치료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