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창조하는 부동산자산관리] 중소 자산관리회사의 대표로 산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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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피스트
요즘 상업용 부동산시장의 최대 화두는 공실률 낮추기이다. 이를 위해서 오늘도 임차인 확보전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적군과 아군의 구별이 힘들 정도의 무차별적인 임차인 쟁탈전이 진행되면서 부동산시장에서는 임차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얼마전 연세대학교 정동일 교수의 '리더로 산다는 건, 눈물이 날만큼 외롭고 힘든 것'이라는 칼럼을 읽고 대한민국에서 중소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의 대표로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최근 들어 상업용 부동산의 자산관리 수주를 둘러싸고 대기업과 금융기관 계열의 부동산관리회사들의 불공정 거래행위가 시장의 화제거리로 떠 올랐다. 이러한 불공정 행위가 어제 오늘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빌딩 공실이 대폭 증가한 틈을 타고 그 정도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느낌이다. 이들 회사들은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 느낌이다.
모기업이나 관계회사를 동원하여 부동산관리시장을 진흙탕 싸움판으로 만든 일부 대형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의 불공정한 경쟁 사례를 살펴본다.
대기업 또는 금융기관의 자회사나 관계회사인 부동산 자산관리회사들이 경쟁사가 자산관리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빌딩주에게 접근하여 그룹내 보험사 등을 유치하게 해줄테니 그 대신 빌딩관리를 맡겨달라고 요청하는 방법으로 수주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피해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자산관리업체들이 그룹계열의 보험사 대리점이나 협력사를 유치해주면서 일단 빌딩관리계약을 수주한 후 임차인의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똑 같은 수법으로 동 임차인을 다른 빌딩으로 이전시켜주는 조건으로 또 다른 빌딩의 관리를 수주하면서 기존 건물주는 물론 빌딩을 관리 중인 자산관리 회사까지 피해를 보게 된다는 데 있다.
대형 부동산자산관리업체 A사는 자산관리 수주를 다 해놓고서 계약서 날인만 기다리던 중 날벼락을 맞은 경우다. 보험계열 자산관리회사 B사가 건물주에게 몰래 접근하여 그룹관련사 등을 유치하여 공실을 바로 해소해주겠다고 약속하고서 자산관리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자산관리회사 B사에게 자산관리권을 강탈당한 A사는 건물주와 해당 자산관리회사에게 강력하게 항의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강남에서 중형빌딩을 관리하고 있는 자산관리회사 C사는 자산관리 중인 P빌딩 2개층에 대형 보험회사의 지점을 유치하기 위해 임대차계약 조건 협상을 마무리하고 계약 날짜만 기다리던 중 갑자기 임대차협상을 중단하게 되어 미안하다는 통지를 받았다. 이유인 즉, P빌딩의 소유주와 임대차 협상중이던 보험회사의 자산관리회사인 D사가 보험사를 유치해주는 조건으로 자산관리계약을 체결하기로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소형빌딩의 자산관리 수주시장에서도 일부 대형은행이 해당 은행의 부동산관리회사에게 부동산 자산관리를 위탁하는 조건으로 타은행보다 더 좋은 대출금액과 조건을 제시하여 자회사에게 수주를 몰아주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100억대 빌딩을 매입한 K씨는 중소형빌딩 자산관리업체 E사에게 관리를 위탁하기로 결정하고 E사를 통해 빌딩실사 까지 마치고 대출조건을 비교해보던 중 모 시중은행으로부터 은행의 자회사인 F에게 자산관리를 위탁하는 조건으로 파격조인 조건의 대출제안을 받고 금리차이를 무시할 수 없어 결국 부동산관리회사 F사와 관리계약을 체결한 경우다.
E사의 대표도 A사의 대표와 같은 대형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의 불공정 경쟁의 희생자들이다. 어려울 때 기댈 수 있는 대기업이나 금융기관 계열의 회사가 아닌 힘없는 중소기업이란 것 때문에도 서러운 일이 많은데, 이미 관리를 하고 있는 빌딩의 소유주로부터 대기업 계열의 자산관리회사와 같은 탁월(?)한 임차인 유치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결국 이들 대형자산관리업체에게 관리권을 빼앗기는 아픈 현실을 보면서 중소 자산관리회사의 대표로 산다는 것에 대해 회의를 느낀다.
이러한 불공정 행위는 비단 부동산 자산관리(Property Management) 시장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펀드나 리츠가 투자한 빌딩을 관리하는 시설관리(Facility Management) 시장에서도 이러한 일이 오래 전부터 거의 관행처럼 이어져 오고 있다. 금융기관이 펀드나 리츠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투자 금융기관의 관계회사에게 빌딩관리권을 넘겨주는 풍토에서는 공정경쟁이란 기대할 수 조차 없다.
이처럼 불공정한 거래행위가 활개를 치고 있는 작금의 부동산시장에서 대기업 계열이나 금융기관 계열이 아닌 중소 자산관리업체의 대표로 산다는 건 - 더 정확히 말해서 '생존'한다는 건- 정말로 눈물이 날만큼 힘들고 슬프고 외로운 일이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많은 중소 부동산자산관리회사 대표들을 위하고 더 나아가 정부가 추구하는 부동산서비스업의 선진화를 위해서도 이러한 불공정 거래행위는 조속히 근절돼야 한다.
글로벌PMC㈜ 대표이사 사장 김 용 남, CCIM, CPM
www.globalpmc.com, 글로벌PMC 페이스북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얼마전 연세대학교 정동일 교수의 '리더로 산다는 건, 눈물이 날만큼 외롭고 힘든 것'이라는 칼럼을 읽고 대한민국에서 중소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의 대표로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최근 들어 상업용 부동산의 자산관리 수주를 둘러싸고 대기업과 금융기관 계열의 부동산관리회사들의 불공정 거래행위가 시장의 화제거리로 떠 올랐다. 이러한 불공정 행위가 어제 오늘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빌딩 공실이 대폭 증가한 틈을 타고 그 정도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느낌이다. 이들 회사들은 공공의 적이 되고 있는 느낌이다.
모기업이나 관계회사를 동원하여 부동산관리시장을 진흙탕 싸움판으로 만든 일부 대형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의 불공정한 경쟁 사례를 살펴본다.
대기업 또는 금융기관의 자회사나 관계회사인 부동산 자산관리회사들이 경쟁사가 자산관리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빌딩주에게 접근하여 그룹내 보험사 등을 유치하게 해줄테니 그 대신 빌딩관리를 맡겨달라고 요청하는 방법으로 수주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피해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자산관리업체들이 그룹계열의 보험사 대리점이나 협력사를 유치해주면서 일단 빌딩관리계약을 수주한 후 임차인의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똑 같은 수법으로 동 임차인을 다른 빌딩으로 이전시켜주는 조건으로 또 다른 빌딩의 관리를 수주하면서 기존 건물주는 물론 빌딩을 관리 중인 자산관리 회사까지 피해를 보게 된다는 데 있다.
대형 부동산자산관리업체 A사는 자산관리 수주를 다 해놓고서 계약서 날인만 기다리던 중 날벼락을 맞은 경우다. 보험계열 자산관리회사 B사가 건물주에게 몰래 접근하여 그룹관련사 등을 유치하여 공실을 바로 해소해주겠다고 약속하고서 자산관리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자산관리회사 B사에게 자산관리권을 강탈당한 A사는 건물주와 해당 자산관리회사에게 강력하게 항의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강남에서 중형빌딩을 관리하고 있는 자산관리회사 C사는 자산관리 중인 P빌딩 2개층에 대형 보험회사의 지점을 유치하기 위해 임대차계약 조건 협상을 마무리하고 계약 날짜만 기다리던 중 갑자기 임대차협상을 중단하게 되어 미안하다는 통지를 받았다. 이유인 즉, P빌딩의 소유주와 임대차 협상중이던 보험회사의 자산관리회사인 D사가 보험사를 유치해주는 조건으로 자산관리계약을 체결하기로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소형빌딩의 자산관리 수주시장에서도 일부 대형은행이 해당 은행의 부동산관리회사에게 부동산 자산관리를 위탁하는 조건으로 타은행보다 더 좋은 대출금액과 조건을 제시하여 자회사에게 수주를 몰아주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100억대 빌딩을 매입한 K씨는 중소형빌딩 자산관리업체 E사에게 관리를 위탁하기로 결정하고 E사를 통해 빌딩실사 까지 마치고 대출조건을 비교해보던 중 모 시중은행으로부터 은행의 자회사인 F에게 자산관리를 위탁하는 조건으로 파격조인 조건의 대출제안을 받고 금리차이를 무시할 수 없어 결국 부동산관리회사 F사와 관리계약을 체결한 경우다.
E사의 대표도 A사의 대표와 같은 대형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의 불공정 경쟁의 희생자들이다. 어려울 때 기댈 수 있는 대기업이나 금융기관 계열의 회사가 아닌 힘없는 중소기업이란 것 때문에도 서러운 일이 많은데, 이미 관리를 하고 있는 빌딩의 소유주로부터 대기업 계열의 자산관리회사와 같은 탁월(?)한 임차인 유치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외면받고 결국 이들 대형자산관리업체에게 관리권을 빼앗기는 아픈 현실을 보면서 중소 자산관리회사의 대표로 산다는 것에 대해 회의를 느낀다.
이러한 불공정 행위는 비단 부동산 자산관리(Property Management) 시장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펀드나 리츠가 투자한 빌딩을 관리하는 시설관리(Facility Management) 시장에서도 이러한 일이 오래 전부터 거의 관행처럼 이어져 오고 있다. 금융기관이 펀드나 리츠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투자 금융기관의 관계회사에게 빌딩관리권을 넘겨주는 풍토에서는 공정경쟁이란 기대할 수 조차 없다.
이처럼 불공정한 거래행위가 활개를 치고 있는 작금의 부동산시장에서 대기업 계열이나 금융기관 계열이 아닌 중소 자산관리업체의 대표로 산다는 건 - 더 정확히 말해서 '생존'한다는 건- 정말로 눈물이 날만큼 힘들고 슬프고 외로운 일이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많은 중소 부동산자산관리회사 대표들을 위하고 더 나아가 정부가 추구하는 부동산서비스업의 선진화를 위해서도 이러한 불공정 거래행위는 조속히 근절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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