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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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가 올해 1분기 65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3개월 만에 가입자 수가 세 배, 대출 규모는 다섯 배 가까이 급증하며 고속 성장 가도에 올라탔지만 예금 이자로 나가는 돈이 더 많은 구조에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올해 대출 영업 재개와 함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갈수록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연 2%' 통장에 21조원 몰려… 1분기 순이자손실 29억원

31일 토스뱅크가 공시한 1분기 영업 현황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순이자손실은 29억원이었다. 지난해 말(-113억원)보다는 손실폭이 크게 줄었지만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자 수익이 약 714억원으로 지난해 말(312억원)보다 크게 늘었지만 이자 비용이 이보다 많은 742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예금 이자로 내주는 비용이 더 컸다는 뜻이다. '1억원까지 무조건 연 2%' 금리를 주는 토스뱅크의 수시입출식 통장에는 이달 말까지 300만3600명이 가입했다. 총 수신 잔액은 21조45억원으로 지난해 말(13조7900억원)보다 52%나 늘었다.

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토스뱅크의 올 3월 말 대출 잔액은 2조5963억원으로 지난해 말(5315억원)보다 387% 급증했다. 이 은행은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따라 출범 9일 만에 대출을 중단했다가 올해 들어 영업을 정상화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대출영업 재개와 함께 순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순이익 적자는 신규대출 증가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의 1분기 총 순손실액은 654억원이었다. 지난해 말(-806억원)에 비하면 손실폭이 축소됐으나 순이자손실 외에도 순수수료손실(86억원), 대손충당금 적립(244억원), 일반관리비(254억원) 등으로 예상보다 큰 적자를 봤다. 앞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출범 이듬해 1분기에 각각 188억원, 53억원대 적자를 냈다. 연간 흑자 전환에 걸린 기간은 케이뱅크가 4년, 카카오뱅크가 2년이었다.

중저신용 대출 비중 35%

토스뱅크는 단순한 외형 성장뿐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본연의 목표인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올 3월 말 31.4%, 5월말 35.2%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케이뱅크는 이 비중이 22.7%(26일 기준), 카카오뱅크는 20.8%(4월 말 기준)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에도 토스뱅크의 각종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NPL)과 1개월 이상 연체율은 모두 0.04%에 그쳤고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7.6%로 기준치(8%)를 크게 웃돌았다.

한편 토스뱅크 가입자 수는 전날 기준 331만명으로 지난해 말(124만명)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출범 후 6초에 1명꼴로 신규 가입자가 늘어난 셈"이라며 "가입자 5명 중 2명이 40대 이상으로 나타나 이용자층이 전 연령대로 확대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