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불안 막고자 확산세 진정 주장하지만…'방역해이' 우려한 듯
북, 방역 자신감 속 간부 기강단속…"자만은 바이러스보다 위험"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초기에 발생했던 문제가 간부들의 안일함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거듭 상기시키면서 끝까지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방역기강을 다잡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항상 고민하고 고심하는 기풍이 중요하다' 제하의 기사에서 "사실 방역전쟁 초기에 여러 부문에서 나타난 폐단과 결점들은 많은 경우 일군(간부)들의 안일과 해이, 비활동성으로 인해 산생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지역과 단위를 책임진 일군들에게 있어서 악성비루스(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한 것은 안일과 해이, 자만과 자찬"이라면서 "최대 비상방역체계가 가동된 때로부터 시일이 흘렀다고 하여 순간이라도 마음속 탕개를 늦춘다면 돌이킬 수 없는 후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또 "자의적 해석과 자의적 행동은 방역사업에 저해를 주는 위험한 요소"라며 "당 정책과 방역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시간을 아끼지 말라"고 다그쳤다.

특히 봉쇄·격폐 중심의 고강도 방역정책으로 민심이 악화하는 것을 우려한 듯 "인민들이 생활상 불편을 겪고 있는 조건에서 그들과 고락을 함께 하면서 흉금을 터놓아야 방역사업에서 나타날 수 있는 허점들을 잘 알고 제때 대책할 수 있다"고 다독이기도 했다.

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서도 "방역전선의 전위에서 방탄벽이 돼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일군들"이라며 간부들의 역할을 부각하면서 "자의적인 해석과 행동에 대한 방치를 추호도 허용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최근 북한은 한때 40만명에 육박했던 일일 발생 신규 발열 환자 수가 10만명 안팎으로 안정화됐다는 통계를 내놓으며 주민들의 불안감을 달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자칫 방역해이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방역 대응에 대한 간부들의 문제점을 계속 지적함으로써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은 일선 간부들에게 돌리고, 이들이 벌려놓은 문제점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습·해결했다는 식으로 선전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한편,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위기 속에서도 김 위원장이 주민들을 위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각종 건설·경제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홍보했다.

신문은 평양 화성지구 1만세대 주택과 함경남도 연포남새(채소)온실농장 건설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건국 이래 대동난이라고 할 수 있는 준엄한 격난 속에서도 인민을 위한 건설은 계획대로 진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이 지난해 연말 당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농촌 개발 정책에 따라 황해북도·강원도·함경남도·남포시 등에서 "방역대전에도 올해 계획된 농촌 살림집(주택) 건설을 힘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