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기자회견 열어 공약…해묵은 지역 현안 해결 여부 관심

경기 안양시장 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지역 숙원인 안양교도소 이전을 공통으로 공약,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63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일대에 세워진 안양교도소는 1995년과 1999년 두 차례 실시된 구조안전진단에서 안전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자 법무부가 이전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전 후보지 주민 반대 등으로 추진이 어렵게 돼 2006년부터 재건축으로 방침을 바꿨으나 이 역시 이전을 요구하는 안양시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기획재정부가 의왕시에 교정타운을 지어 안양교도소와 서울소년원을 이전하는 방안을 마련해 관련 지자체와 협의하기도 했으나 이마저도 실패해 지금까지 해묵은 지역 현안으로 남아있다.

최근 안양교도소 인근이 도심화되면서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이 2026년 개통될 예정이어서 교도소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 목소리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안양시장 여야 후보, 이구동성 "안양교도소 이전 실현하겠다"
안양교도소 이전 문제는 앞선 지방선거와 총선 등에서도 단골 이슈가 됐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여야 시장 후보들이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워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안양시 최초 여성 시장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김필여 후보와 연임 시장을 꿈꾸는 더불어민주당 최대호 후보는 선거를 이틀 앞둔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안양교도소 이전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이틀 후면 안양의 미래가 결정된다"며 "제가 안양시장이 되어야만 안양교도소 이전과 개발이 이뤄지고, 새로운 안양의 교두보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안양교도소 이전을 우리에게 약속했다"면서 "청와대 이전을 관철하고 코로나19 피해 보상도 이뤄낸 윤 대통령이 안양과 약속했던 공약도 굳건하게 지켜낼 것"이라며 표심을 공략했다.

최 후보도 이날 안양교도소 이전을 시민들에게 약속했다.

그는 "중단 없는 안양발전을 위해 해 묵은 안양교도소 이전 논란을 반드시 마무리하겠다.

한 번 더 일할 기회를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최 후보는 앞서 지난 23일 지역구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시청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도 "수십 년간 이전 필요성이 제기돼온 안양교도소의 이전을 마무리하고, 교도소 부지에 자연·생태·문화·교육 등을 주제로 한 테마공원 및 융복합시설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후보는 "최 후보는 안양교도소 이전을 시작도 하지 않았으면서 마무리를 운운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공약에 슬그머니 '숟가락 얹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안양시장 여야 후보, 이구동성 "안양교도소 이전 실현하겠다"
안양시는 지역의 해묵은 숙원인 안양교도소 이전 문제가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현실화할 가능성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시는 지난해부터 안양교도소 이전과 관련한 '호계사거리 일원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용역'을 진행 중이다.

용역 결과는 올해 말 나올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안양교도소 위치가 좋아 개발에 대한 수요가 많고 주민들의 기대감도 크다"면서 "어느 후보가 시장이 되든 용역 결과와 주민 여론, 법무부 협의를 통해 이전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주민들과 시는 안양교도소 이전을 원하고 있지만, 법무부는 입장이 다르고, 이전하더라도 이전 대상지 주민들의 반대가 예상돼 문제 해결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