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후 카슈미르 곳곳서 시위…경찰, 최루탄 대응·인터넷도 끊어
인도 법원, 카슈미르 독립운동 지도자에 종신형 선고
인도 법원이 분쟁지 인도령 카슈미르의 독립을 이끌던 지도자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더힌두 등 인도 언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뉴델리의 특별법원은 전날 잠무·카슈미르 해방 전선(JKLF)의 지도자인 야신 말리크(56)에게 테러 활동 자금 조달 등의 혐의로 이런 형을 선고했다.

파르빈 싱 판사는 "테러 자금 조달은 가장 심각한 위법 행위 중 하나"라며 "보다 엄격하게 처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 운동가 출신인 말리크는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로 건너가 군사 훈련을 받았으며 1980년대 후반 JKLF의 지도자가 된 후 카슈미르 독립운동을 벌여왔다.

말리크는 1990년에 처음 체포된 이후 여러 차례 수감됐다가 풀려났으며 2019년부터 테러 관련 혐의로 다시 구금됐다.

그는 1994년에는 폭력 투쟁을 포기하고 카슈미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평화적인 방법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말리크에 대한 선고 소식이 알려지자 카슈미르의 스리나가르 등 여러 곳에서 시위가 발생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 진압에 나섰고 당국은 일부 지역의 인터넷도 차단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번 판결에 대해 "오늘은 인도 민주주의 암흑의 날"이라고 지적하며 인도가 말리크를 물리적으로 감금할 수는 있겠지만 자유에 대한 그의 생각은 결코 가둘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분리 독립한 후 잠무·카슈미르 지역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놓고 여러 차례 전쟁까지 치렀다.

특히 2019년 2월에는 전면전 위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인도령 카슈미르 풀와마 지역 자살폭탄테러로 경찰 40여명이 숨지자 인도가 파키스탄 내 '테러리스트 캠프'를 전격 공습, 공중전 등 군사 충돌이 빚어졌다.

인도는 독립 후 파키스탄이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으로 끊임없이 테러리스트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령 카슈미르는 잠무, 카슈미르, 라다크 등으로 구성됐으며 이 가운데 카슈미르는 인도에서는 이례적으로 무슬림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 지역이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에 대한 반감도 큰 곳으로 독립이나 파키스탄으로의 편입을 요구하는 이슬람 반군의 테러도 자주 일어난다.

인도 법원, 카슈미르 독립운동 지도자에 종신형 선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