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최근 5년 '여성고용 동향 및 개선과제' 보고서 발표

여성의 실업과 경력단절 등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여성 인력의 노동시장 이탈 방지에 초점을 둔 현행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5일 발표한 '여성 고용 동향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총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년) 여성 고용 특징을 분석한 결과 여성 노동력의 유휴화(자원·시설 등이 사용되지 않고 묵혀지는 것) 현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1년 이상 장기 비경제활동인구의 70.5%가 여성이었다.

"여성노동력 누수현상 심각…여성 고용정책 패러다임 바꿔야"
특히 핵심 경제활동 연령인 30∼40대의 경우 1년 이상 장기 비경제활동인구의 90.8%가 여성으로 조사됐다.

경총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각종 노동시장 이탈 방지 정책에도 30∼40대 비경제활동인구의 여성 비중은 2005년 91.7%, 2010년 90.9% 등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30대 여성 인구의 23.9%, 40대 여성 인구의 24.4% 등 30∼40대 여성 인구의 4분의 1이 1년 이상 장기 비경제활동 상태에 있는 것으로 집계돼 국가 인적자원 활용 측면에서 상당히 큰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경총의 지적이다.

아울러 여성의 경우 학력별로 경력단절 곡선이 각기 다른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형태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졸 이상 여성의 경우 20대 고용률은 높은 편이지만 30대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뒤 그대로 하락했으며, 초대졸 여성은 20대 후반과 30대 후반의 격차가 20.8%포인트(p)로 다른 학력보다 큰 등락을 보이며 경력단절 현상을 가장 크게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졸 이하 여성의 경우 20대 고용률이 다른 학력에 비해 낮아 노동시장 진입 과정의 어려움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노동력 누수현상 심각…여성 고용정책 패러다임 바꿔야"
남성과 비교해 실업 상황 차별화 문제도 심각했다.

최근 5년 간 여성 실업자는 연평균 2.0% 증가한 반면 남성 실업자는 0.6% 정도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2020년의 여성 실업자 수는 48만4천명으로,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의 48만6천명과 맞먹는 수준으로 증가했으나 남성 실업자 수는 코로나19 때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경총은 전했다.

최윤희 경총 고용정책팀 책임위원은 "'기업 단위'에서 여성 인력의 노동시장 이탈 방지에 초점을 둔 여성 고용 유지 정책이 여성 인력의 저활용 문제를 개선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를 비롯해 '노동시장 단위'에 초점을 맞춘 정책으로 더욱 많은 여성 인력이 손쉽게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책임위원은 또 "여성 장기 비경제활동인구를 시장으로 유인할 수 있도록 2번째 소득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하고, 산업 전환기에 적합한 교육 훈련을 강화해 일자리가 늘어나는 산업 쪽으로 여성 인력이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