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세운 재단 기부금 횡령"…사기죄로 2년6개월형 복역중
러 나발니, 사기 혐의 등 9년형 항소심서도 유지
러시아 항소심 법원이 24일(현지시간) 수감 중인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기 혐의 등에 대한 1심 유죄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시법원은 이날 나발니의 사기 및 법정 모욕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9년 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나발니 변호인은 재판부에 1심 판결을 취소하고 나발니의 무죄를 인정할 것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심 판결이 나옴에 따라 나발니는 수감 조건이 한층 엄격한 중죄인 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하지만 변호인은 항소심 판결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상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구역 법원은 지난 3월 말 나발니에게 제기된 거액 사기와 법정 모욕 혐의 모두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9년 징역형과 함께 120만 루블(약 1천4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나발니가 자신이 새운 반부패재단과 시민인권보호재단 등의 기부금 수백만 달러 상당을 극단주의 활동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고, 다른 재판에서 판사를 모욕한 혐의 등에 대해 나발니를 기소하며 징역 13년 형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었다.

이날 항소심 판결로 나발니의 복역 기간은 크게 늘어나게 됐다.

나발니는 2014년 사기 혐의로 선고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바뀌면서 현재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포크로프 교도소에서 2년 6개월의 형기를 살고 있다.

이날 항소심 판결로 나발니가 받은 9년의 징역형이 기존 형량에 추가돼 전체 형량이 11년 6개월로 늘어날지, 아니면 합산 처리돼 전체 형량이 9년으로 될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2011년 반부패재단을 세워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비리 의혹을 폭로해온 나발니는 2020년 8월 비행기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뒤 독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작년 1월 귀국과 동시에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