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효과 너무 불충분"…한미 지원 제안 끝내 거부할듯
북, 발열환자 늘땐 "백신 맞아야"…확산세 꺾이니 "필요없어"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서 '백신이 필요 없다'는 쪽으로 태도를 선회했다.

한때 모든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 백신의 효과를 언급해 외부 지원을 수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조력을 거부하고 봉쇄정책을 지속할 계획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제약회사들에서 각종 변이 비루스(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왁찐(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며 치료약들도 개발되었지만, 세계적 범위에서 이용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의문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전날 사설에서 "지금 많은 나라에서 비루스 왁찐 개발사업이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아직 절대적으로 안정된 생활 환경에 대한 낙관과 신심을 가져다주기에는 너무도 불충분하다는 것이 현 보건위기 실태가 보여주는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백신 접종에도 돌파감염자가 속출하는 등 여전히 코로나19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노동신문은 21일자 기사에서도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면서 백신 3차 접종까지 한 사람들마저 재감염됐다고 지적했다.

북, 발열환자 늘땐 "백신 맞아야"…확산세 꺾이니 "필요없어"
노동신문은 지난 17일만 해도 코로나19 치료법 기사에 "왁찐 접종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고 18일자에서는 "왁찐 접종은 사활적인 것", "중증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왁찐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에 국가정보원은 19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백신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이전까지는 '별로 효과가 없고 맞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5월 17일 노동신문이 '백신 접종도 코로나를 막는 데 효과가 있다'고 보도한 것을 기점으로 공식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면 봉쇄·격폐 정책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꺾이자 다시 백신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원래 입장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비상방역사령부에 따르면 신규 발열환자 수는 20일 21만9천30여명, 21일 18만6천90여명, 22일 16만7천650여명, 23일 13만4천510여명으로 꾸준히 감소했으며 전날 사망자는 없었다.

따라서 지금 분위기로는 한국과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및 의약품 제공 제안에는 끝내 응하지 않고 우방국인 중국으로부터 방역 물품 등을 긴급 조달하는 정도로 외부지원은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16일 고려항공 수송기 3대가 중국 랴오닝성 선양 타오셴공항에서 의약품을 실어 왔고, 17일엔 신홍철 주러 대사가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을 만나 코로나19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