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인력 보호 목적…'수십명 파견 또는 항시 대기' 저울질
현재는 국무부가 경비…'지상군 파견' 선긋던 전략 바뀔까
"미, 키이우 대사관 지키려 특수부대 파견 검토 중"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 방어를 위해 특수부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혹시 모를 러시아군의 키이우 재진입 시 대사관 시설과 외교관 보호를 위해 특수부대원 수십 명을 보낼지, 혹은 필요하면 즉각 파견할 수 있도록 일부 부대를 항시 대기시킬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관은 러시아군의 미사일 사정권 안에 들어 있으며, 러시아군은 꾸준히 키이우를 향한 공습을 시도하고 있다.

그만큼 시설·외교관 보호 필요성은 크지만 우크라이나 수도에 미군 병력이 진입하면 러시아가 이를 도발로 받아들일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에서 미 당국의 결단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WSJ는 또한 이런 검토 내용은 아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물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나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에게도 공식 보고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검토는 국방부, 외교부 당국자 사이에서 이뤄지는 중이다.

직원의 안전 우려 등을 이유로 약 3개월간 폐쇄됐던 키이우 주재 미국대사관은 이달 18일 다시 문을 열었다.

미국은 러시아 침공 열흘 전인 2월 14일 키이우 대사관을 폐쇄하고 인접국 폴란드로 인력을 철수한 바 있다.

재개관 후 미 대사관은 현재 군이 아닌 국무부 외교안보국이 경비를 담당하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WSJ의 보도 내용을 확인해주면서 "재개관한 키이우 대사관의 보안상 요구사항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예비 검토 단계이고, 아직 국방부 고위급에서 우크라이나에 미 군사를 보내는 특정한 방안을 논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군 병력을 우크라이나로 들여보내는 방안에 그동안 완강히 선을 그어 왔다.

그러면서도 대러시아 경제 제재를 주도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지원 자금과 무기를 보내고 군사들을 훈련시키는 등 우크라이나를 다각도로 지원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