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6일 기준금리 올리고 11년만에 4%대 물가전망 내놓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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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물가·미국 긴축에 0.25%p 올릴 것"…두달 연속 인상은 약 15년만
"5월 포함 3∼4번 인상에 연말 2% 웃돌 듯…빅스텝 가능성은 작아"
한국은행이 오는 26일 다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대로 크게 올려잡을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를 위협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빅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 등으로 빨라진 미국의 통화 긴축 속도를 고려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이달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5%로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금융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한은의 올해 경제 성장률 수정 전망치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중국 방역 봉쇄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에 따라 2%대 중후반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 "경기 우려 불구, 보복소비·추경 등 물가자극 요인 많아"
금통위는 지난달 14일 이창용 총재 취임에 앞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참석 위원 6명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1.25→1.50%) 높였다.
만약 26일 회의에서 다시 0.25%포인트 인상이 결정되면, 2007년 7월과 8월에 이어 14년 9개월 만에 처음 기준금리가 두 달 연속 오르는 셈이다.
이처럼 드문 일이지만 한 달만의 추가 인상을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역시 이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장의 물가 급등뿐 아니라 경제 주체들의 강한 물가 상승 기대 심리도 문제다.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하며 "인플레이션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
시장은 대체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대로 전망하고, 일각에서는 5%대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심각한 물가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바 있다"고 말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커진 물가 상승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며 "중국의 락다운(봉쇄) 영향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보복소비 수요 증가,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의 물가 자극 요인이 있기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한미 기준금리 역전되면 자금유출·원화약세·물가상승…대응해야"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 예상의 주요 근거로 미국의 추가 빅 스텝에 따른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도 들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3∼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2년 만에 빅 스텝을 밟아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25∼0.50%에서 0.75∼1.00%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한국(1.50%)과 미국(0.75∼1.00%)의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1.00∼1.25%포인트에서 0.50∼0.75%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에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수개월 내 미국의 두 번째 빅 스텝만으로도 두 나라의 금리 격차는 거의 없어지고, 세 번째 빅 스텝과 함께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높은 상태로 역전될 수 있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 수준이 미국을 웃돌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더구나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지면 해외자금의 이탈과 원/달러 환율 급등, 이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은 더 커진다.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한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당초 기준금리 상단을 연말 3% 정도로 전망했는데,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 등을 고려하면 3%대 중반까지 올라갈 것 같다"며 "한은도 여기에 대응해 상단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도 "미국이 계속 빅 스텝을 한다는데, 한국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본이 빠져나가도 방관하겠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 "5월 이후 두 세번 더 올릴 수도…빅스텝 확률은 낮아"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달까지 두 달 연속 기준금리가 오른 이후에도 연내 두세 차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결과적으로 연말 기준금리는 2%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이번 인상을 포함해 시장은 3∼4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물가 상황이 안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는 만큼 네 번까지는 무리라고 해도, 세 번 정도 더 올라 2.25%에 이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도 "이달에 올리고도 연말까지 두세 차례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 같다"며 "미국 긴축 등의 영향인데, 연말 2%를 넘어 2.25% 정도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금통위가 한꺼번에 0.50%포인트를 올리는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봤다.
조 연구위원은 "미국과 유럽의 물가 상승률이 현재 7∼8%대인데 비해 아직 우리나라 상승률은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따라서 한은이 빅 스텝까지 밟을 확률은 낮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한은의 빅 스텝과 함께 연말 기준금리가 3%에 이를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다음 달 초 발표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 선을 뚫을 것 같다"며 "그러면 물가 안정이 제1 목표인 한은으로서는 빅 스텝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번의 빅 스텝을 포함해 연말까지 네 차례 정도 올리면 연말에 3.0% 정도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향후 빅 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 "약 11년만의 4%대 물가 전망 가능성 커…성장률은 2%대 중후반"
금통위 회의가 열리는 26일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도 내놓는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한은이 현재 3.1%인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대로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의 연간 4%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2011년 7월(연 4.0% 전망)이 마지막으로, 이번에 10년 10개월 만에 4%대가 다시 등장할지 주목된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3.1%에서 4.3% 안팎까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원자재가격 등 비용 상승, 국내 서비스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한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경우 3.0%에서 2%대 중후반까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조 연구위원은 "한은이 지금까지 성장률을 다소 보수적으로 전망해왔고, 성장률 예상치를 크게 낮출 정도로 경기가 나쁜데 왜 기준금리를 올리냐는 비난도 예상되기 때문에 낮추더라도 2%대 후반 정도는 될 것"이라며 "하지만 실제 성장률은 2%대 중반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5월 포함 3∼4번 인상에 연말 2% 웃돌 듯…빅스텝 가능성은 작아"
한국은행이 오는 26일 다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대로 크게 올려잡을 전망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를 위협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빅 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 등으로 빨라진 미국의 통화 긴축 속도를 고려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이달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5%로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금융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한은의 올해 경제 성장률 수정 전망치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중국 방역 봉쇄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에 따라 2%대 중후반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 "경기 우려 불구, 보복소비·추경 등 물가자극 요인 많아"
금통위는 지난달 14일 이창용 총재 취임에 앞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참석 위원 6명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1.25→1.50%) 높였다.
만약 26일 회의에서 다시 0.25%포인트 인상이 결정되면, 2007년 7월과 8월에 이어 14년 9개월 만에 처음 기준금리가 두 달 연속 오르는 셈이다.
이처럼 드문 일이지만 한 달만의 추가 인상을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역시 이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 뛰었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장의 물가 급등뿐 아니라 경제 주체들의 강한 물가 상승 기대 심리도 문제다.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1%로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하며 "인플레이션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
시장은 대체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대로 전망하고, 일각에서는 5%대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심각한 물가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바 있다"고 말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커진 물가 상승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며 "중국의 락다운(봉쇄) 영향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보복소비 수요 증가,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의 물가 자극 요인이 있기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한미 기준금리 역전되면 자금유출·원화약세·물가상승…대응해야"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 예상의 주요 근거로 미국의 추가 빅 스텝에 따른 한·미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도 들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3∼4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2년 만에 빅 스텝을 밟아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25∼0.50%에서 0.75∼1.00%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한국(1.50%)과 미국(0.75∼1.00%)의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1.00∼1.25%포인트에서 0.50∼0.75%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우리나라 기준금리에 변화가 없다고 가정하면 앞으로 수개월 내 미국의 두 번째 빅 스텝만으로도 두 나라의 금리 격차는 거의 없어지고, 세 번째 빅 스텝과 함께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높은 상태로 역전될 수 있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 수준이 미국을 웃돌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출과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더구나 미국 기준금리가 우리보다 높아지면 해외자금의 이탈과 원/달러 환율 급등, 이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은 더 커진다.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한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당초 기준금리 상단을 연말 3% 정도로 전망했는데,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전망 등을 고려하면 3%대 중반까지 올라갈 것 같다"며 "한은도 여기에 대응해 상단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도 "미국이 계속 빅 스텝을 한다는데, 한국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본이 빠져나가도 방관하겠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 "5월 이후 두 세번 더 올릴 수도…빅스텝 확률은 낮아"
아울러 전문가들은 이달까지 두 달 연속 기준금리가 오른 이후에도 연내 두세 차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결과적으로 연말 기준금리는 2%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이번 인상을 포함해 시장은 3∼4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물가 상황이 안정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는 만큼 네 번까지는 무리라고 해도, 세 번 정도 더 올라 2.25%에 이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도 "이달에 올리고도 연말까지 두세 차례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 같다"며 "미국 긴축 등의 영향인데, 연말 2%를 넘어 2.25% 정도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금통위가 한꺼번에 0.50%포인트를 올리는 빅 스텝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봤다.
조 연구위원은 "미국과 유럽의 물가 상승률이 현재 7∼8%대인데 비해 아직 우리나라 상승률은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따라서 한은이 빅 스텝까지 밟을 확률은 낮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한은의 빅 스텝과 함께 연말 기준금리가 3%에 이를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다음 달 초 발표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 선을 뚫을 것 같다"며 "그러면 물가 안정이 제1 목표인 한은으로서는 빅 스텝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번의 빅 스텝을 포함해 연말까지 네 차례 정도 올리면 연말에 3.0% 정도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향후 빅 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 "약 11년만의 4%대 물가 전망 가능성 커…성장률은 2%대 중후반"
금통위 회의가 열리는 26일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도 내놓는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한은이 현재 3.1%인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대로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의 연간 4%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2011년 7월(연 4.0% 전망)이 마지막으로, 이번에 10년 10개월 만에 4%대가 다시 등장할지 주목된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3.1%에서 4.3% 안팎까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원자재가격 등 비용 상승, 국내 서비스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한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경우 3.0%에서 2%대 중후반까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조 연구위원은 "한은이 지금까지 성장률을 다소 보수적으로 전망해왔고, 성장률 예상치를 크게 낮출 정도로 경기가 나쁜데 왜 기준금리를 올리냐는 비난도 예상되기 때문에 낮추더라도 2%대 후반 정도는 될 것"이라며 "하지만 실제 성장률은 2%대 중반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