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물가상승률만큼 최저임금 인상"…여 "최저임금 올리면 중소기업 타격"
자칭 '불도저' 현직 총리·'건축자' 표방 야당 대표, 박빙 경쟁
'초접전' 호주 총선 하루 앞…인플레 대응 화두 속 막판 열기
21일(현지시간) 호주 총선을 앞두고 스콧 모리슨 현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유·국민 연합과 중도 좌파 성향의 노동당이 막판 부동층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일 로이터 통신,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선 하원의원 151석 전부와 상원 76석 중 40석의 주인이 가려진다.

선거 초반만 해도 앤서니 알바니즈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이 자유·국민 연합을 앞섰지만, 점차 격차가 줄어들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6주간의 선거운동 기간 모리슨 총리와 알바니즈 대표는 접전지역 공략을 목표로 치열한 선거운동을 벌였다.

모리슨 총리는 취임 첫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도 비교적 잘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선 가도를 달리는 듯했지만, 올해 들어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그는 이날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3년간 제가 보여드린 것은, 금리 인상과 생활비에 대한 하향 압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 재정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점"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자신이 사안을 투박하게 밀어붙이는 다소 '불도저' 같은 존재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포용적인 면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했다.

알바니즈 대표는 줄리아 길라드 전 총리와 함께 애들레이드에서 표심을 호소했
다.

호주 첫 여성 총리이자 여성 리더십 운동가인 길라드 전 총리는 특히 여성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의회 내 법안 발의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알바니즈 대표는 모리슨 총리를 겨냥, "불도저는 일을 망가뜨린다"며 "나는 만드는 데 능한 '건축자'(builder)로, 이 나라에 뭔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의 화두는 인플레이션 등 만만찮은 경제 상황에 대한 대응이다.

3월 기준 호주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5.1%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준 연간 임금상승률은 2.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노동당은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 인상 지원, 성별 임금 격차 해소, 제조업 활성화, 신규 주택 구매시 가격의 최대 40% 정부 보조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초접전' 호주 총선 하루 앞…인플레 대응 화두 속 막판 열기
알바니즈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물가상승률과 같은 5.1%로 설정하는 것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시간당 약 1달러에 달하는 인상 폭이다.

모리슨 총리는 이런 공약에 "놀라울 정도로 무모하다"며 중소기업의 타격을 우려했다.

자유·국민 연합은 주거 위기 해결을 위해 주택 구매시 연금 활용을 허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 구상이 집값을 끌어올리고 국민들의 연금을 축소하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양당 모두 빈곤선 이하의 실업수당 인상을 지지하지는 않으며, 강경 이민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호주는 의무투표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투표에 불참하면 20호주달러(약 1만8천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미 전체 유권자 1천700만명 중 730만여명이 사전투표 또는 우편투표로 투표권을 행사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유권자는 전화로 투표할 수 있다.

'초접전' 호주 총선 하루 앞…인플레 대응 화두 속 막판 열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