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합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오는 20일로 예정된 공판에 불출석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에 이 부회장이 동행하기로 하면서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로 20일 예정된 증인신문 기일을 진행하고 추후 그 결과를 고지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박사랑 박정길 부장판사)는 19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다음날 공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공판에서 "피고인(이 부회장)이 긴급 상황으로 내일 출석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검찰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검찰이 "이견이 없다"고 답하자 재판부는 변호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 부회장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로 진행하기로 했다. 공판에서 진행되는 증인 신문은 그 내용을 기록한 조서를 증거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법원은 매주 목요일 이 부회장의 공판을 진행하고 있으며 3주에 한 차례씩 금요일에도 공판을 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하는 20일도 공판이 예정돼 있다. 이에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이날 의견서를 제출해 불출석 상태로 재판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할 당시 제일모직 주가를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고자 거짓 정보를 유포했다고 보고 2020년 9월 이 부회장을 기소했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합병이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뤄진 합법적 결정이었고 합병으로 두 회사 모두 손해를 보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20일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평택 공장 방문시 직접 안내할 계획이다. 전날 평택캠퍼스를 찾은 이 부회장은 바이든 대통령 방문을 대비한 사전 점검을 직접 실시하기도 했다.

평택공장은 최첨단 메모리와 파운드리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지속적으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관심을 표해 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