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태, 8년간 닦아놓은 하부 조직력…서철모, 풍부한 행정 경험·인맥
공천 과정 발생한 반발·갈등 변수…민주 시의원들 탈당해 국힘 입당
[격전지를 가다] 대전서구청장…3선도전 베테랑 vs 행정전문가 정치신인
인구 50만명에 육박하는 서구는 대전의 정치·행정 중심지로 지역 민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곳이다.

이 때문에 6·1 지방선거 대전지역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장종태 후보가 3선에 도전하고, 국민의힘에선 대전시 부시장 출신의 정치 신인 서철모 후보가 출사표를 냈다.

두 후보 모두 공무원 출신으로, 장 후보가 대전 서구청에서 30년 이상 일한 지방행정 베테랑이라면, 서 후보는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기초·광역·중앙행정을 두루 경험했다.

서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장 후보의 지역에 대한 애착, 이와 연계된 탄탄한 조직력은 우위로 꼽힌다.

서 후보의 강점은 지방·중앙을 아우르는 풍부한 행정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다.

서구는 그동안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분류된 곳이다.

국회의원 6선을 지내며 국회의장에 오른 박병석 의원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이같은 서구의 표심은 민주당이 6·7대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서구청장을 배출하는 든든한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격전지를 가다] 대전서구청장…3선도전 베테랑 vs 행정전문가 정치신인
장 후보는 지난 1월 일찌감치 서구청장을 사퇴하고 대전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허태정 현 시장에게 패했다.

그런데도 민주당 중앙당은 우여곡절 끝에 대전에서 서구가 차지하는 전략적 가치를 판단해 장종태 후보를 전략 공천했다.

그가 서구청장 후보로 유턴하면서 발생한 당내 갈등은 이번 서구청장 선거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장 후보 측은 서구청장 유턴 후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는 등 대전지역 전체 선거 판세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후보는 "저는 서구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서구가 키워준 인물"이라며 "서구를 위해 평생을 바쳐 일해왔고, 그런 측면에서 서철모 후보보다는 서구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전국 광역의회 첫 여성 의장으로 4선에 오른 김인식 시의원, 구의원 3선을 거친 윤용대 시의원이 최근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두 사람 모두 서구에 상당한 지지 세력을 갖고 있어, 조직력이 약한 서 후보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 후보는 민주당을 탈당한 두 의원을 총괄선대위원장 자리에 앉혔다.

민주당 텃밭이었던 서구의 민심이 지난 대선에서 뒤바뀐 점은 국민의힘에는 호재다.

[격전지를 가다] 대전서구청장…3선도전 베테랑 vs 행정전문가 정치신인
서철모 후보는 이 틈을 파고들어 정권 교체와 함께 구청장도 함께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구청, 정부청사, 교육청, 법원·검찰청 소속 공무원이 많이 거주하는 서구의 특성상 행정 경험이 풍부한 서 후보가 인물론에선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서 후보는 "지역구 민주당 국회의원, 지방의원과 비교해 우리 당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서 조직력이 열세인 건 인정하지만, 중앙부처·정치권 인맥 등을 고려하면 정치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장종태 후보가 지난 8년간 서구 발전을 위한 만들어놓은 토대가 아무것도 없는 것을 유권자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난 대선 영향, 민주당 내 공천 갈등 등이 있지만, 장 후보가 지난 8년간 닦아놓은 조직력과 든든한 정치적 아군 확보를 고려하면 이번 선거에서 어느 한 후보의 우위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두 후보는 모두 서구의 중심인 둔산권 대 변혁·재개발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방법상으로 조금 차이가 있지만,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가 즐비한 둔산지역 도시개발 제한을 완화해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장 후보는 인구가 급증한 서남부권의 효율적인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2 구청사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서 후보는 괴정동 KT 인재개발원 부지를 활용해 데이터·인공지능 관련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