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산불이 번진 경북 안동으로 달려가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조립식 모듈러 주택 등 주거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공직선거법 사건 관련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대표는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바로 경북 안동으로 향했다. 안동은 이 대표의 고향이다. 저녁 8시께 산불 피해 이재민 대피소가 마련된 안동 운흥동에 다목적체육관에 도착해 40분가량 이재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재민들은 이 대표를 보자마자 "불을 빨리 꺼달라"고 하소연했다. 한 어르신은 "잘 살았는데 다 타고 아무 것도 남은 게 없다"고 했고 또다른 어르신은 "텔레비전도 타고 전 재산 2000만원도 다 탔다"고 토로했다. "왜 이제 오냐. 지금 도와주면 뭐하냐"며 서운함을 내비치는 이들도 있었다. 이 대표는 "화내실 만 하다. 저희가 잘 챙기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산불 피해 현장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그중에서도 주거 지원책을 서둘러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재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서 옆에 있던 이철우 경북지사에게 "터 잡고 (집 새로) 하려면 너무 오래 걸린다"며 "(지난해) 충청권 수해 때 조립식 모듈러 주택을 활용했는데 빨리 진행하시라"고 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큰 집 필요 없고 작은 집이어도 좋으니 빨리 마련됐으면 한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은 바람을 타고 동진해 안동, 청송, 영양, 봉화, 영덕 등을 덮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1심 의원직 상실형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받았다. '피선거권 10년 상실'의 위기에 처했던 이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바뀌면서, 2심 재판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 이예슬 정재오 부장판사)는 이날 이 대표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항소심 선고 쟁점인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 발언과 '국토부 협박' 발언 등 두 가지에 대해 모두 '무죄'라고 판단했다.부패·선거를 전담하는 서울고법 형사6부는 고법 판사 3명이 대등한 위치에서 심리하고 합의하는 '실질 대등재판부'다. 사건별로 재판장을 나눠 맡는 방식으로 운영된다.이 대표 사건을 맡은 고법 판사 3명 모두 사법시험 합격 후 줄곧 법관의 길을 걸어왔다. 이번 사건 재판장을 맡은 최은정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30기)는 경북 포항 출생으로 1996년 한국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200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수원지법, 서울중앙지법, 부산지법, 서울동부지법, 서울서부지법 판사,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을 지냈다. 2016년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서울고법, 부산고법에서 근무했다.이예슬 부장판사(48·사법연수원 31기)는 전남 순천 출신으로 서울 신목고,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2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수원지법, 서울고법, 서울중앙지법, 서울행정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냈다.정재오 부장판사(56·사법연수원 25기)는 광주 출신으로 광주 살레시오고·서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히자 "무슨 짓도 무죄가 되는 나라"라며 비판했다.배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서 2심 재판부를 향해 "'거짓말하지 마라. 이웃을 해하지 마라'는 어릴 적 가르침대로 살아 온 국민에게 '욕심대로 막살아도 괜찮다'는 것을 사법부가 공인해 준 거냐"며 "모든 국민이 주목한 법의 심판이 이러한데 어느 부모가 자녀에게 어렵더라도 상식과 정의를 지켜 살라고 가르치겠냐"고 반문했다.그러면서 배 의원은 "법 논리만 그럴듯하게 갖다 붙이면 어떤 짓을 해도 무죄가 되는 나라"라며 "(부모가 자식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힘을 따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이어 "'비상식'이 '상식'을 압도하는 나라"라며 "정말 큰 일"이라고 덧붙였다.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