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정보기술(IT)로 만들어진 가상 인간(버추얼 휴먼)에 게임 회사들이 잇따라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의 흐름을 타고 게임사들이 내놓은 가상 인간 프로젝트들이 1990년대 말에 반짝 등장했다가 사라진 '사이버 가수' 아담, 류시아 등과 다른 혁신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 게임사들 앞다퉈 뛰어들어…광고모델 발탁까지 18일 IT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올해 초 손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가상 인간 '리나'(RINA)를 공개하고 가상인간으로 구성된 4인조 K팝 걸그룹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리나'는 송강호·비의 소속사 써브라임과 전속 계약을 맺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도 비주얼 콘텐츠 제작 기업 자이언트스텝과 함께 가상 아티스트 '한유아'를 공개하고 지난달 음원을 발매했다.
한유아는 광동제약의 옥수수수염차, 아이웨어 브랜드 '라피스 센시블레' 홍보 모델로도 뽑혔다.
크래프톤은 올해 2월 가상 인간 데모 영상을 공개했고, 이달 1분기 실적 공시에서는 가상인간과 챗봇 등 비(非)게임 영역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컴퓨터그래픽·애니메이션 분야 전문가인 이제희 서울대 교수를 최고연구책임자(CRO)로 영입하고 앞으로 가상인간 기술 연구개발(R&D)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가상인간들은 이미 엔터테인먼트 등 다른 업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는 지난해 7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가상인간 인플루언서 '로지'를 선보였다.
로지는 패션, 보험, 호텔, 전기자동차 광고에도 출연했다.
LG전자는 작년 1월 CES에서 가상인간 '김래아'를 콘퍼런스 연설자로 내세워 처음 공개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가수 윤종신의 프로듀싱 하에 김래아를 가수로 데뷔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말 자체 가상인간 '루시'를 발표했다.
◇ 컴퓨터그래픽·음성합성·AI가 창조해 낸 가상인간 가상인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실제 사람과 구분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발달한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이 쓰인다.
특히 게임, 메타버스에 가상인간을 등장시키려면 실시간 연산으로 이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사전에 오랜 시간에 걸쳐 렌더링(그래픽 연산)한 이미지나 영상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진보된 게임 CG 기술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조금씩 허물고 있다.
'언리얼 엔진'의 개발사 에픽게임즈가 지난해 2월 공개한 가상인간 제작 프로그램 '메타휴먼 크리에이터'가 대표적인 예다.
게임 개발자와 3D 콘텐츠 제작자를 위해 만들어진 메타휴먼 크리에이터는 단 1시간만에 실제와 흡사한 가상 인간을 CG로 구현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상인간은 언리얼 엔진으로 옮겨져 게임 속 세계나 메타버스에서 활동할 수 있다.
20여년 전의 '사이버 가수'들은 실제 사람 목소리를 녹음해 놓고 더빙하는 방식으로 제작됐으나, 요즘은 어느 상황에나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음성합성 기술이 중요해졌다.
앞서 나온 가상인간 '로지'의 목소리를 만드는 데는 네이버가 개발한 '클로바 AI' 음성 합성 기술이 활용됐다.
실제 사람이 40분가량 녹음해 목소리 '샘플'을 확보하고 나면, AI가 이를 분석해 어느 분야에나 제약 없이 쓸 수 있는 목소리를 만들어낸다.
음성 합성으로 만들어 낸 목소리는 이미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챗봇 기술과 연동해 직접 대화 가능한 가상 인간에 활용된다.
◇ 게임·메타버스에서 '살아 숨쉬는' 가상인간 나올까 사전 제작된 이미지와 영상을 '설정'과 함께 소비하는 것에 가까웠던 1990년대 말 사이버 가수들과 달리, 요즘 게임사들이 만드는 가상인간은 가상 환경 속에서 이용자와 직접 소통하고 상호작용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제희 엔씨소프트 CRO는 최근 언론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휴먼은 사람의 외형을 닮고 고정된 화면 속에 존재하는 정도를 넘어 나와 소통할 수 있고, 나의 표정을 읽고 반응하며 상호작용할 수 있는 대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한된 환경 속에서 정해진 대사만을 내뱉는 게임 속 NPC(Non-Playable Character)의 수준을 뛰어넘어, 실제 사람처럼 교감할 수 있는 가상 인간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메타버스 전문가인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과거보다 가상 인간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고, 게임 분야든 비게임 분야든 쓰임새가 커졌다"면서 "가상 인간이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영향력이 커질 경우, 이를 활용한 수익 모델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셀트리온은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주주환원을 극대화하기 위한 내용의 ‘밸류업 프로그램(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18일 발표했다.셀트리온은 명확한 성장 목표를 시장에 알리고 주주환원 의지와 계획을 제시하고자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2027년까지의 △매출성장(연평균 매출액 30% 이상 성장) △수익성 개선(ROE 7% 이상 달성) △주주환원(3년간 평균 주주환원율 40% 달성) 목표를 골자로 구성했다.매출액은 이미 예고한 대로 올해 목표 5조원을 달성하고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존 제품의 안정적인 성장과 신규 제품의 빠른 시장 안착을 통해 매출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실제로 셀트리온은 지난해 램시마 트룩시마 등 기존 제품들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램시마SC(미국 상품명 짐펜트라) 유플라이마 등 신규 제품의 매출 비중이 기존 26.1%에서 38.4%로 늘면서 연결기준 역대 최대 매출인 3조 5573억원을 달성했다.최근 허가 제품의 수가 빠르게 늘면서 올해부터 매출의 증가세도 뚜렷할 전망이다. 기존 6개 제품에서 최근 5개를 추가하면서 현재 11개까지 늘어났으며 2030년까지 22개로 제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품 확대로 타깃하는 글로벌 시장규모도 올해 138조원에서 2030년 261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추가로 합병 후 원가경쟁력이 개선되면서 진입 가능한 시장이 확대되고 상업화 제품의 증가로 번들링(묶음판매) 전략 구사가 가능해진 것도 매출 확대 전망 요인이다. 더불어 직접 판매 체계를 구축해 유연한 현지 공급을 진행하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올해부턴 수익성 개선 효과도 본격화될 전망
KT는 국내 통신사 중 처음으로 친환경 보빈을 도입한다고 18일 발표했다. 보빈은 케이블을 연속적으로 감는 데 사용하는 원통형 구조물로, 통상 목재로 만든 제품이 일반적이다.KT는 다음 달부터 납품받는 광케이블에 친환경 보빈을 사용한다. 연간 약 2500개 목재 보빈이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된다. 해당 보빈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인증한 폐플라스틱(저밀도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제품이다. 10회 이상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친환경 보빈은 목재 사용량을 줄여 산림 훼손을 방지하고, 온실가스 1만2500㎏을 감축한다. 또 전기 사용량 2만7200kWh 절감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4인 가족 기준 78가구가 한 달 동안 사용하는 전기량이다.그동안 친환경 보빈은 일반 보빈 대비 가격이 비싸고 수거 작업이 어려워 확산되지 못했다. KT 측은 “LS전선, 대한광통신, 가온전선, 머큐리광통신, 이에스테크인터내셔널 5개 광케이블사와 친환경 보빈 공급사 간 협의를 진행해 렌탈 공급 방식으로 친환경 보빈의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KT는 친환경 보빈 사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전체 광케이블에 적용할 계획이다. 포장 폐기물이 감소하고, 보빈 폐기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국내 K팝 팬덤 플랫폼업체들이 지난해 실적이 잇달아 악화됐다. 위버스컴퍼니와 디어유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K팝 산업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의 자회사이자 네이버가 2대 주주(44.58%)인 위버스컴퍼니는 지난해 매출 2556억원을 올렸다. 1년 전(3379억원)보다 24.3% 감소했다. 당기손실은 107억원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위버스컴퍼니는 글로벌 1위 K팝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운영한다.카카오의 손자회사이자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디어유도 지난해 실적이 떨어졌다. 작년 매출 749억원으로 1년 전(757억원)보다 1.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86억원에서 254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디어유는 팬덤 플랫폼 ‘버블’의 운영사다.두 업체는 K팝 팬텀 플랫폼 1, 2위로 관련 시장 점유율을 80% 이상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팬텀 플랫폼은 아티스트와 소통 관련 서비스, 라이브 방송, 앨범과 굿즈 판매 등을 제공한다. 팬텀 플랫폼은 BTS, 블랙핑크, 아이브, 에스파 등 K팝 아이돌이 글로벌 팬을 끌어모을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꼽힌다.K팝 산업이 성장하면서 팬텀 플랫폼 시장도 급격히 커졌다. 위버스컴퍼니의 경우에는 매출이 2019년 425억원에서 2023년 3379억원으로 4년 새 8배 가까이 급증했다.최근 실적 감소는 위버스와 버블의 이용자 수가 정체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버스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023년 3분기 1060만명에서 지난해 4분기 940만명으로 떨어졌다. BTS, 블랙핑크 등 글로벌 인기 K팝 그룹이 지난해 공식 활동을 하지 않아 일시적인 이용자 감소라는 지적도 있다.K팝 산업이 주춤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