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모은 돈 날려" 루나 폭락에 우는 2030…'죽음의 단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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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방 전세금·대출금 잃고 '패닉'…하락장 노린 숏 투자도 성행
전문가들 "없어져야 할 코인에 심폐소생하는 꼴" "20대 후반 사회초년생입니다.
3년간 꾸준히 모은 돈 5천만원을 루나 코인으로 다 날렸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
한국산 가상화폐인 테라와 루나의 폭락으로 세계 코인시장마저 흔들리는 가운데 한탕을 노리고 이에 거금을 투자했던 청년들이 공황에 빠졌다.
자취방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코인에 투자했다는 2년차 직장인 김모(28)씨는 17일 연합뉴스에 "손절한 것까지 합하면 4천만원 정도를 잃었다"며 "전세자금을 마련해서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독립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월세방도 힘들어졌다"고 낙담했다.
코인 투자를 위해 대출받은 5천만원 중 절반가량을 잃었다는 양모(30)씨는 "주변에서 몇백만원을 억 단위로 만드는 걸 보고 눈이 돌아가 투자를 시작했는데 넣자마자 마이너스였다"며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후회했다"고 털어놓았다.
온라인에는 이번 '루나 사태'로 몇 년간 모아온 자금을 잃었다는 이들의 인증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는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오픈 채팅방·온라인 카페에 모여 테라와 루나를 발행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를 상대로 집단 소송과 형사 고발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비트코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집단 소송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작성자는 "소송에 이길 자신은 없지만 잃을 게 없는데 시도라도 해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소송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온라인 카페 '테라·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은 루나 코인이 사기라고 주장하며 진정서를 취합하고 있다.
이들은 검찰 고발도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루나 사태로 투자자들의 '아비규환'이 벌어지는 가운데 하락장에서 기계적 반등을 노리고 역으로 '죽음의 단타'에 나서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학생들의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내 서울대학교 게시판에는 "루나 홀더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루나 코인이 하락할 경우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숏'에 투자해 1천999% 수익을 올린 것을 인증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우리 학교에도 루나 물린 사람 많을까'라는 게시글에는 "100만원 숏 쳐서 '꿀' 빨았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온라인 비트코인 커뮤니티에는 반등을 기대하며 "루나 매수 마지막 기회다", "루나 지금 로또 아니냐"라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며 "단타 시장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코인에 심폐소생을 하면서 전체 시장을 해치고 있다.
없어져야 할 코인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루나 사태'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자본시장법만큼이나 강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며 "가상화폐를 죄악시할 게 아니라 증권사와 금융권도 디지털 가상자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도 "'화폐의 디지털화'라는 큰 조류는 계속될 것"이라며 "코인도 점차 규격화된 형태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 "없어져야 할 코인에 심폐소생하는 꼴" "20대 후반 사회초년생입니다.
3년간 꾸준히 모은 돈 5천만원을 루나 코인으로 다 날렸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
한국산 가상화폐인 테라와 루나의 폭락으로 세계 코인시장마저 흔들리는 가운데 한탕을 노리고 이에 거금을 투자했던 청년들이 공황에 빠졌다.
자취방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코인에 투자했다는 2년차 직장인 김모(28)씨는 17일 연합뉴스에 "손절한 것까지 합하면 4천만원 정도를 잃었다"며 "전세자금을 마련해서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독립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월세방도 힘들어졌다"고 낙담했다.
코인 투자를 위해 대출받은 5천만원 중 절반가량을 잃었다는 양모(30)씨는 "주변에서 몇백만원을 억 단위로 만드는 걸 보고 눈이 돌아가 투자를 시작했는데 넣자마자 마이너스였다"며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후회했다"고 털어놓았다.
온라인에는 이번 '루나 사태'로 몇 년간 모아온 자금을 잃었다는 이들의 인증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는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오픈 채팅방·온라인 카페에 모여 테라와 루나를 발행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를 상대로 집단 소송과 형사 고발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비트코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집단 소송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작성자는 "소송에 이길 자신은 없지만 잃을 게 없는데 시도라도 해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소송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온라인 카페 '테라·루나 코인 피해자 모임'은 루나 코인이 사기라고 주장하며 진정서를 취합하고 있다.
이들은 검찰 고발도 계획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루나 사태로 투자자들의 '아비규환'이 벌어지는 가운데 하락장에서 기계적 반등을 노리고 역으로 '죽음의 단타'에 나서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학생들의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내 서울대학교 게시판에는 "루나 홀더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루나 코인이 하락할 경우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숏'에 투자해 1천999% 수익을 올린 것을 인증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우리 학교에도 루나 물린 사람 많을까'라는 게시글에는 "100만원 숏 쳐서 '꿀' 빨았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온라인 비트코인 커뮤니티에는 반등을 기대하며 "루나 매수 마지막 기회다", "루나 지금 로또 아니냐"라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며 "단타 시장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코인에 심폐소생을 하면서 전체 시장을 해치고 있다.
없어져야 할 코인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루나 사태'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자본시장법만큼이나 강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며 "가상화폐를 죄악시할 게 아니라 증권사와 금융권도 디지털 가상자산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도 "'화폐의 디지털화'라는 큰 조류는 계속될 것"이라며 "코인도 점차 규격화된 형태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