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축제인 백제문화제가 3년 만에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모습으로 정상 개최된다.
충남 부여군은 제68회 부여 백제문화제를 오는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구드래와 시내 상권, 관북리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매년 가을 부여와 공주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백제문화제는 2020년과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제례·불전과 역사 재현 프로그램 중심으로 축소 운영됐다.
올해 백제문화제 개막식은 부여에서, 폐막식은 공주에서 각각 열린다.
'한류원조, 백제의 빛과 향'이란 주제로 열리는 올해 부여 백제문화제는 ▲ 백마강을 배경으로 사비천도 행렬을 연출하는 백제사비천도페스타 ▲ 백제금동대향로를 테마로 발광다이오드(LED) 의상 및 소품 등 현대적 요소를 가미해 연출하는 백제문화 퍼레이드 ▲ 백제인의 옛 놀이와 전투를 재현한 백제인 놀이 등이 펼쳐진다.
백제 관련 향가와 가사 등을 편곡한 백제의 노래도 새롭게 선보인다.
시내 상권에서는 백제문화 퍼레이드와 백제인 한마당 등 공연무대가 펼쳐지고, 상권별 특색있는 거리가 조성, 운영된다.
관북리 일원에서는 백제 태학박사 선발대회와 백제 테마로드 전시, 유등 전시, 백제 혼불 채화 등이 마련돼 축제 분위기를 띄우게 된다.
군 관계자는 "백제문화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꼼꼼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공주시도 같은 기간 금강신관공원과 공산성 등에서 제68회 공주 백제문화제를 개최하기로 하고 조만간 세부 프로그램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어느 분야나 빼어난 실력자들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주목받는가 하면, 뒤늦게 재능을 꽃피우기도 한다. 그러나 모두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기억되는 건 아니다. 예술도 마찬가지. 수많은 천재, 또는 기재들이 명멸하는 가운데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거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축해낸 사람만이 오랜 세월 회자되기 마련이다.여기 스물셋 젊은 미대생이 1971년 ‘공심(空心)’이라 이름 붙인 회화 세 점이 있다. 창문 아래 한 여인이 누워 있는 평범한 그림인데, 점차 창이 일그러지더니 어느새 여인도 연기처럼 증발해버린다. 회화의 출발점이 현실의 재현(再現)이란 점에서 이 그림은 완성에서 미완으로 향하는 그림이다. 초현실주의 기법이 돋보이는 이 시리즈에선 회화의 본질을 허물고, 새롭게 바라보고자 하는 화가의 치열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신성희(1948–2009)는 이 삼부작으로 1971년 ‘제2회 한국미술대상전’ 특별상을 받았다. 김환기가 직전 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로 대상을 받아 잘 알려진 공모전이다. 촉망받는 작가로 인정받았지만, 그는 이후 주류를 벗어나는 행보를 보인다. 1960~1970년대 뜨겁게 달아 올랐던 실험미술에 뛰어드는 대신 회화에 몰두했다. 그렇다고 윗세대의 단색화를 추구하거나 아랫세대의 민중미술을 호응하지도 않았다. 신성희가 바라본 건 평면의 캔버스에 입체적인 공간을 구축해내는 ‘회화 너머의 회화’였다.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리고 있는 신성희 개인전 ‘꾸띠아주, 누아주’는 그의 40년 화업을 통해 독창적인 회화를 완성한 과정을 살펴보는 귀한 전시다. 가장 독창적인 화가 중 한
40여년에 걸친 고(故) 김인겸(1945~2018)의 조각 여정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조각은 하나의 덩어리'라는 통념을 깨고 여러 부품을 조립해 만든 초기작이 첫 단추다. 주변 건축 환경과 어우러진 대형 설치작업 '프로젝트' 연작이 뒤를 이었다. 199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한국관이 개관했을 때 선보인 '프로젝트21-내추럴 넷'은 규모와 구성면에서 크고 복잡해졌다.이듬해 프랑스 퐁피두센터의 초청으로 파리 생활을 시작하면서 작가는 마지막 변곡점을 맞았다. 많은 게 단순해졌다. 종이 위에 그은 붓질이 면이 되고, 이런 면들이 모여 입체가 된다는 조각의 본질로 돌아갔다. 평면 같은 입체, 또는 입체 같은 평면…. 강철을 종이처럼 구부리고 자른 듯한 '접힌 조각' 시리즈가 태어난 배경이다.대구 봉산동 우손갤러리에서 열린 작가의 개인전 '조각된 종이, 접힌 조각'은 조각적 단순함을 추구한 작가의 말년 작업을 돌아본다. '스페이스리스(Space-Less)'와 '빈 공간(Emptiness)' 시리즈 20여점이 나와 있다. 김 작가의 딸인 김재도 홍익대 초빙교수가 전시 기획을 맡았고, 아들 김산 작가가 작품을 촬영했다.두 연작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듯 조응한다. '스페이스리스'는 넓적한 미술 도구인 스퀴즈로 물감과 먹을 얇게 펴 바른 종이 작업이다. 종이 위에 여러 층의 면을 겹쳐 그리며 입체감을 표현했다. '빈 공간'은 이런 이미지를 3차원 모형으로 구현한 조각이다. 강철과 스테인리스 스틸을 통해 입체적으로 제작됐지만 오히려 평면성이 두드러진다.1996년 파리로 건너간 작가가 '접힌 조각'을 내놓자 미술계에선 의아해했다. 이전해 베네치
Was du geschlagen, was du geschlagen, zu Gott zu Gott(당신이 지고 있는 고뇌, 신에게)말러 교향곡 2번의 피날레를 노래하는 성악인들의 외침.지난 2월 2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는 Off-stage(무대 외 장소에서의 연주)가 있던 까닭에 무대 뒤의 공간에는 지휘자의 얼굴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모니터들이 설치돼 있었다. 연주회의 마에스트로였던 정명훈은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의 클라이맥스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부분에 이르러 함께 그리고 분명히 노래했다. ‘신에게’, 다시 ‘신에게’를 발음하는 지휘자의 얼굴에서 말러 교향곡 9번을 녹음하던 날의 기억이 떠올랐다.도이치 그라모폰이 말러 교향곡 9번을 녹음하던 이틀– 2013년 8월 29일과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을 객석에서 바라보면 왼편 구석 4m 높이로 시추봉처럼 차임벨이 솟아있다. 플루트와 오보에가 오르는 15cm 높이의 첫 단부터 다양한 타악기가 자리한 마지막 60cm 높이의 단까지의 앞뒤 거리는 7m 50cm다. 오른편 구석에는 콘트라베이스 12대가 누워있다. 검은색 마이크는 무대 전체를 휘감은 듯 바닥에 놓여 있다. 마지막 연습을 앞둔 8월 30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풍경이다. 라이브로 녹음된 음반을 들으며 음악회 공간을 상상하고, 자신이 청중으로 참여했던 그 기억을 기념하고자 하는 애청자분들에게 감상을 더 할 수 있는 팁 두 가지를 드리겠다.먼저 1100페이지에 달하는 <김문경의 구스타프 말러>에 담긴 구절을 잠깐 읽어 보는 일. "첨언하건대 말러 9번을 너무 자주 듣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 곡은 영혼을 너무 심하게 자극한다. 필자는 이 곡을 하루에 3번 이상 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