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트럼프 국빈 방문 땐 4억원 지출하며 극진 대접
오바마 땐 미슐랭 별 3개 스시집 갔지만 반응 별로…소박한 입맛
일본 정부가 22~24일 일본을 방문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일본식 정원이 딸린 고급 식당에서 대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2일 바이든 대통령을 도쿄의 연회시설인 핫포엔으로 초대해 만찬을 함께 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17일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핫포엔의 정원을 산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만찬은 일본 방문 이틀째인 23일 열릴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핫포엔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측근의 저택이었던 것으로 전해지며 약 4만㎡의 부지 안에 일본식 정원, 요정, 결혼식장 등이 딸려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정부는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자국의 색채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극진한 손님맞이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9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박 4일 국빈 방문을 했을 때 아베 신조 당시 총리는 도쿄 롯폰기의 화로구이 전문점에서 트럼프와 부부 동반으로 비공식 만찬을 했으며 지바현에서 골프를 하기는 등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트럼프는 일본 국기관에서 스모를 관람하고 우승자에게 30㎏짜리 거대한 우승컵을 수여하기도 했다.

트럼프를 위한 행사에는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준비한 궁중 만찬도 빠지지 않았다.

나중에 공개된 내역에 의하면 트럼프의 일본 국빈 방문을 위해 일본 정부가 지출한 비용은 약 4천22만엔(약 4억원)에 달했다.
특히 화로구이 전문점 만찬에는 206만엔(약 2천만원)이 들었다.

2014년 4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국빈 방문했을 때 아베 총리는 7년 연속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3개를 받은 도쿄 긴자의 스시(일본식 초밥) 전문점에서 만찬을 했다.

하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라는 민감한 이슈가 걸린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의문을 낳았다.

아베는 만찬을 끝낸 후 대기 중이던 기자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평생 가장 맛있는 스시였다고 했다"고 전했으나 오바마가 스시 절반을 남겼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대신 오바마가 공개적으로 칭찬한 것은 궁중 만찬에서 나온 녹차 가루를 넣은 아이스크림이었다.

오바마가 그로부터 약 2년 뒤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미국 유명 셰프를 데리고 하노이의 평범한 식당을 찾아가 쌀국수와 구운 돼지고기를 곁들인 분짜를 시킨 것을 보면 고급 요리보다는 평범한 음식이 그의 입맛에 더 맞았던 것이 아니냐는 추정도 가능하다.

일본 정부는 바이든의 방문을 활용해 안보 이슈에 관한 대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열릴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중국을 염두에 두고 어떤 지역에서도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하며, 양국의 억지력과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확인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NHK가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이 최근 상대의 영역 바깥에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인 이른바 '반격 능력' 보유 및 방위비 증액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방위력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