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학살·발굴과정 안내판·위령시설 설치…추가 조사 공론화도

1992년 제주4·3 집단 학살 유해가 발굴된 다랑쉬굴 보존 및 정비 사업이 추진된다.

제주4·3 유적 다랑쉬굴 보존·정비 추진…사유지 2만5천㎡ 매입
제주도는 올해 다랑쉬굴 유해 발굴 30주년을 맞아 현장 보존 및 정비를 위해 다랑쉬굴이 있는 사유지 2만5천㎡가량을 매입한다고 17일 밝혔다.

도는 해당 토지 소유자 측과 토지 매수 협의를 진행해 감정평가 금액 수준으로 땅을 사들이기로 했다.

도는 토지를 매입한 이후 주차장을 조성하고 주차장과 다랑쉬굴 입구까지 탐방로를 개설할 계획이다.

또 다랑쉬굴 입구 주변에 다랑쉬굴의 집단 학살 내용과 발굴 과정을 설명하는 안내판을 추가 설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도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다랑쉬굴 입구 주변에 위령 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다랑쉬굴은 제주4·3 당시인 1948년 12월 18일 하도리 및 종달리 주민들이 피신해 살다가 발각돼 집단 희생한 곳이다.

1992년 아이 1명과 여성 3명을 포함한 11명의 유해가 굴 내부에서 발굴됐다.

유해 주변에는 솥, 항아리, 질그릇, 물허벅 등 생활용품이 함께 발견돼 좁디좁은 굴속에서 학살을 피해 숨어 지냈던 힘없는 양민들의 참상을 보여줬다.

하지만 당시 정부는 다랑쉬굴 유해 발굴로 인해 사회적 파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해 희생자들의 유해를 화장해 바다에 뿌리도록 방침을 정했고, 기초자치단체인 북제주군은 허겁지겁 유해만 수습해서 화장한 뒤 굴 입구를 콘크리트로 막아버렸다.

유해 발굴 이후 곧바로 굴 입구가 막힘에 따라 현재까지도 다랑쉬굴 내부 유물, 규모 등 현황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제주도 관계자는 "1992년 유해를 발굴을 위해 굴 내부로 들어간 이들이 조사한 대략적인 조사와 증언으로만 다랑쉬굴 내부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사유지 매입 이후 유적지 정비와 병행해 다랑쉬굴 내부 유물 등에 대한 조사 및 보존방안 마련을 위한 공론화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