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 신청을 내기로 결정했다.

15일(현지시간)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이날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오늘 대통령과 정부 외교정책위원회는 의회와 상의를 거쳐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신청할 것이라는 데 공동으로 합의했다"면서 "이는 역사적인 날이고 새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이번 결정은 핀란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이런 절차는 형식적인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핀란드 의회는 16일 이번 결정과 관련해 토론할 예정이며, 200명 의원 대다수가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의회 승인 절차를 마치면 핀란드는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 공식 가입 신청을 내게 된다. 신청 시점은 내주 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1300㎞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유럽 국가 핀란드는 1948년 이후 군사적 중립을 고수해 왔다.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면서도 인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핀란드 내 여론은 나토 가입 찬성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러시아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러시아 외교부는 12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군사·기술적 조처'를 포함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자국의 나토 가입 계획을 말하자 푸틴 대통령은 "(핀란드의) 전통적 군사적 중립주의 정책 포기는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

핀란드의 나토 가입 막판 변수는 터키다. 나토의 신규 회원국 가입은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있어야 가능하지만,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3일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