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외교부회 회장 "징용 등 해결책 없이 한일정상회담 안돼"
日 언론 "6월 나토 정상회의서 한일 정상 첫 대면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다음 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처음 대면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윤 대통령이 6월 29~~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의에는 나토 회원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의 비회원 4개국도 초청 대상이어서 한일 정상이 모두 참석하면 첫 대면 접촉이 이뤄질 수 있다.

다만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가 여전히 한일 정상회담에 신중한 입장이라며 "총리 측근은 '(두 정상이) 만나더라도 (회의장에) 서서 이야기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전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취임 후 한달 정도 지난 작년 11월 초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처음 만나 잠깐 대면한 적이 있다.

그 뒤 올해 1월 21일 미·일 정상이 첫 화상 회담을 했다.

일본에서는 한일관계 개선에 의욕을 보이는 윤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는지 살펴본 뒤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이 문제들이 2015년 위안부 합의와 1965년의 한일기본조약으로 해결됐다며 '우리가 수용할 해결책을 한국이 가져오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사토 마사히사 자민당 외교부회 회장은 "징용공(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 문제 등에서 일본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한국이 제시하는 것을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며 "그게 없이 정상회담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자위대 출신으로 우익 성향 정치인인 사토 회장은 전날 외교부회 회의에서 "한국에서 정권이 바뀌었기 때문에 장밋빛 한일관계가 기다리고 있다는 망상은 버려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두 정상이 국제회의에 참석했을 때 서서 얘기하는 정도의 협의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한일 간 현안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식회담은 장래에 화근을 남긴다"고 주장했다.

2019년 12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을 계기로 양자 회담을 한 이후 한일 대면 정상회담은 2년 반 가까이 열리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