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적응 프로그램 시행하고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로
"새 정부 자사고 유지로 간다면 대립할 수밖에 없어"

3선에 도전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공교육의 질을 높여 학생들이 '부모찬스'가 아닌 '공교육찬스'를 누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부모찬스 아닌 공교육찬스 필요"…학력강화 공약 발표(종합)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는 11일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모의 재력과 인맥, 경력이 자녀의 학력을 결정하는 구조를 바꾸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부모찬스'를 근절하기 위한 특정 정책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고 "서울교육청의 모든 정책이 교육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이다"라고 설명했다.

조 예비후보는 먼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격수업 확대로 학력 격차가 커진 점을 고려해 '서울형 기초학력보장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학교가 '느린 학습자' 지원팀을 확대하도록 하고, 학습·심리·복지 통합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공평한 출발'을 위해 유아 공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모든 만 3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언어 발달 진단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유치원-초등학교 전환기(초1) 학교 적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초등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는 국어·수학 맞춤형 지원도 강화한다.

학교 수업이 성장의 기회가 되도록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실시간 쌍방향 국제 토론수업도 확대한다.

조 예비후보는 또, 돌봄 프로그램과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을 내실화하고 초등 6학년, 중3, 고3 등 전환 학년의 2학기 진로교육과 상담을 강화하는 한편, 교사의 업무부담 경감을 위해 일부 행정업무를 교육청으로 이관하겠다고도 밝혔다.

종립학교가 건학이념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자율성을 확대하고 교원 채용 과정에서 건학이념을 살리도록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조 예비후보는 "남은 4년간 아이들이 공교육 안에서 세상을 살아갈 힘을 키우고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조희연 "부모찬스 아닌 공교육찬스 필요"…학력강화 공약 발표(종합)
새 정부가 국정과제에 '다양한 학교 유형을 마련하는 고교 체제 개편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제시한 것을 두고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등의 존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 대해 조 예비후보는 "자사고 유지 정책으로 간다면 당연히 수용하기 어렵다"며 "그 부분에서는 비판적인 긴장이 있을 수밖에 없고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대립할 지점은 대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가) 6·1 지방선거 때문인지 정책적 고려 때문인지 자사고에는 아직 모호한 화법을 쓰는 것 같다"며 "교육부 장관이나 7월 출범하는 국가교육위원회를 거쳐 결정하자고 제안하고 싶고 만약 자사고 유지가 확정되면 (새 정부와) 대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진보 진영 단일화에 대해서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하면서도 "제가 먼저 제안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