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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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이 5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낮추는 등 대출영업을 확대한 영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2년 4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은 1조2000억원 증가한 1060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5개월 만에 다시 증가했다. 증가 폭은 4월 기준으로 속보치를 작성한 2004년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다.

기타대출이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 강도가 완화되면서 감소 폭이 축소된 영향이 컸다. 지난달 기타대출은 9000억원 감소했다. 3월 감소폭(3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다만 4월 기준으로만 따지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은 3월과 같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주담대는 2조1000억원 늘면서 3월달(2조1000억원)과 같았다. 주택매매거래 둔화에도 전세 및 집단 대출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된 영향이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2만9000호로 3월(2만7000호)보다 소폭 늘었으며, 입주물량은 2만2000호로 전달보다 소폭 줄었다. 전세자금대출은 1조1000억원 늘면서 3월(1조2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영업 강화에 따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황영웅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3월 이후 은행들이 대출 영업을 강화한 부분이 있었고, 인터넷 전문은행에서 중금리 대출의 취급을 확대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가계대출의 방향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완화로 경제 활동 재개와 은행 대출 영업 강화가 지속되는 경우엔 변화할 수 있는 만큼,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대출 문턱을 대폭 낮췄다. 하나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1억5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올리고, 가산금리도 0.2%포인트 낮췄다. KB국민은행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45~0.55%포인트 낮췄으며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주택 관련 대출 금리를 각각 내렸다.

기업대출은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 계절적 요인으로 큰 폭 증가했다. 지난달 말 은행의 기업대출은 11조4000억원 늘면서 잔액은 1106조원을 기록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대출이 7조8000억원 늘었다.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시설자금 및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대기업 대출은 4조4000억원 늘면서 3월(9000억원)보다 큰 폭 확대됐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2조6000억원 늘면서 3월(2조9000억원)보다 소폭 축소됐다.

은행 예금을 비롯한 수신 잔액의 증가 규모는 축소됐다. 6조6000억원이 늘면서 잔액은 215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수시입출식 예금은 4조6000억원 줄었다. 부가가치세 납부와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한 기업자금 유출 등이 이어진 영향이다. 반면 정기예금은 3조8000억원 늘었다. 기업자금 유출에도 가계 및 지자체 자금이 유입되면서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