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개막 바이런 넬슨서 2연패 도전…"긴장보단 설렘"
타이틀 방어전서 전·현 세계 1위 만난 이경훈 "지고 싶지 않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이후 첫 '타이틀 방어전'에서 '전·현 세계랭킹 1위'와 동반 라운드를 치르게 된 이경훈(31)은 자신의 경기력에 도움이 될 거라며 "지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경훈은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910만 달러) 개막을 앞두고 11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디펜딩 챔피언으로 대회에 나서게 됐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며 "최선을 다해서 타이틀 방어에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경훈은 12일부터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2·7천468야드)에서 열리는 AT&T 바이런 넬슨에 출전한다.

2016년 PGA 2부 투어에 입문, 2018-2019시즌부터 정규 투어에서 활동해왔으나 우승과 인연이 없던 그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79전 80기' 끝에 감격의 PGA 투어 첫 우승을 일궈냈다.

이경훈은 "우승 전에는 쟁쟁한 선수들과 겨뤄서 할 수 있을까 의심을 많이 했지만, 우승 이후엔 나도 할 수 있다, 2·3번째 우승도 하고 싶다는 용기가 생겨 계속 열심히 하게 되더라"며 '우승 효과'를 귀띔했다.

타이틀 방어전서 전·현 세계 1위 만난 이경훈 "지고 싶지 않죠"
그는 "타이틀 방어전이 긴장될 거로 생각했는데, 막상 와 보니 작년의 좋은 기억이 나면서 설렘이 더 크다"면서 "다시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우승 효과'는 경기 시간과 조 편성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이경훈은 이번 대회 1·2라운드에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 9위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와 한 조에 편성돼 현지시간 12일 오후 1시대에 경기를 시작한다.

셰플러는 올해 2월부터 4승을 쓸어 담는 무서운 상승세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르고 페덱스컵 랭킹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스피스도 세계랭킹 1위 출신으로 메이저 3승을 포함해 PGA 투어 통산 13승을 보유한 스타다.

이경훈은 "얼마 전에 우승한 선수들과 경기하게 돼 신기하다.

기회가 되면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칠 수 있는지 묻고 싶고, 배울 점은 배워야 할 것"이라면서도 "경기는 경쟁이니 지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잘하는 선수들 옆에서 하면 저도 더 재미있게 경기하게 되더라. 더 도움이 되고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타이틀 방어전서 전·현 세계 1위 만난 이경훈 "지고 싶지 않죠"
코스에 대해선 "지난해엔 비가 오고 흐린 날씨 속에서 경기했는데, 올해는 덥고 바람이 많이 불 거라고 하더라"며 "바람이 불면 확실히 더 어려울 텐데, 어려운 홀에선 방어하고 파5홀을 노리는 전략으로 나가야 할 것 같다"는 계획을 전했다.

첫 타이틀 방어전을 앞두고 이경훈의 최근 흐름이 좋진 않았다.

이번 시즌 들어선 톱10 진입 없이 지난해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의 공동 14위가 최고 성적이다.

더불어 지난달 초 발레로 텍사스 오픈부터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하기도 했다.

지난주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선 공동 25위에 자리했다.

이경훈은 부진에 대해 "마음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잘하려고 욕심을 부리고 테크닉에 변화를 준 게 혼란을 초래한 것 같다"며 "자신을 믿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것저것 해보며 돌아다니니 제 것을 많이 잊어버려서 생각을 없애고 집중하고자 코치와 멘털 코치도 예전 분들로 돌아갔다.

퍼터도 투볼로 돌아갔다"고 전한 그는 "좋은 느낌과 모멘텀을 찾는 걸 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