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전천후 스윙맨 이태양 "불펜 경험이 선발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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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 시즌을 선발로 시작했다가 김광현이 늦게 합류하자 불펜의 필승 계투조로 이동했다.
그랬다가 최근 노경은이 투구 중 다쳐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과 마운드에서의 마음가짐에서 선발과 불펜은 전혀 다르다.
닷새를 쉬고 나오는 선발 투수는 긴 이닝을 던져야 하는 책임감을 느낀다.
불펜은 컨디션이 안 좋아도 등판하면 짧은 이닝 동안 상대 타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부담에 익숙해야 한다.
이태양은 선발과 불펜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며 능숙하게 적응한다.

이날 삼성 타선에 안타 6개를 내줬지만, 이태양은 "제대로 맞은 타구는 없어서 장타만 맞지 말자는 생각으로 던졌다"며 "6회 삼성 클린업 트리오와의 대결이 중요한 흐름이라고 판단해 6회까지만 던지기로 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서진용, 조요한에 마무리 김택형이 차례로 등판해 삼성 타선을 0점으로 묶고 팀의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특히 지난해 두 번, 올해 한 번 등 이태양의 선발 경기에서 세 번이나 블론 세이브를 한 김택형은 이날도 9회 2사 후 김동엽에게 2루타를 맞고 실점 위기에 놓였다가 최영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한숨을 돌렸다.
이날도 세이브 기회를 날렸다면 이태양을 볼 면목이 없었는지 김택형은 경기 후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하고 웃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공이 스트라이크 존 복판에 몰리지 않게끔 불펜에서 스트라이크 대신 볼을 던지는 독특한 연습으로 제구를 키운 이태양은 "(선발, 불펜) 보직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 마운드에 오르면 장점을 살려 공격적으로 던지려고 집중할 뿐"이라고 담담히 생각을 말했다.
이어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시절에도 선배들이 불펜 투수의 컨디션이 늘 좋을 수가 없다는 점을 얘기해줬다"며 "안 좋은 컨디션에도 상황이 되면 던져야 했던 불펜의 경험이 선발로 나설 때 큰 도움을 줬고, 예민했던 부분도 많이 사라져 편안하게 던지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1.95로 빼어난 활약을 뽐내는 이태양은 "김광현 형이 돌아와서 든든하고 이런 게 바로 에이스라고 생각한다"며 "윌머 폰트도 작년보다 나아졌고, 선발이 못 던지면 서로 눈치를 보게 돼 (내부 경쟁력이 올라가면서) 선발 투수끼리도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짚었다.
SSG는 올 시즌 24승 중 20승을 선발승으로 채웠다.
가장 적은 한화(4승)의 5배에 달한다.
김광현이 5승, 폰트가 4승을 각각 거뒀고 이반 노바, 노경은, 오원석이 3승씩을 거들었다.
이태양도 2승을 보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