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매스·엄마
▲ 매스 = 한적한 분위기의 교회에서 두 부부가 만난다.

게일(마샤 플림튼 분)은 교회로 향하는 차 안에서 이미 남편 제이(제이슨 아이삭스)에게 히스테리를 부렸다.

또 다른 부부 린다(앤 도드)와 리처드(리드 버니)는 고해성사를 하러 온 듯 가라앉은 분위기다.

한쪽은 6년 전 발생한 학교 총기난사 사건 가해자의 부모, 다른 쪽은 피해자 부모다.

이들이 만나기로 한 이유는 분명히 그동안 서로에게 쌓인 극단적인 감정을 풀고 용서와 화해를 구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개 그런 목적을 향해 가는 과정의 어려움을 가볍게 여겼다가 난관에 부딪힌다.

두 부부는 선물을 교환하고 아이들의 사진을 교환하며 눈도 마주치지 못할 만큼의 어색함을 떨치려 한다.

[새영화] 매스·엄마
분위기가 좋아지는 듯하다가, 결국 한순간에 폭발하고 만다.

게일은 처음부터 분노를 삭이고 있었다.

남편 제이는 그런 아내를 다독이다가 나중엔 자신이 앞장서 상대 부부를 추궁한다.

아들이 그 지경이 되도록 무얼 했느냐는 질타에 린다와 리처드의 마음은 또 한번 무너져내린다.

이들 역시 아들을 잃었지만, 6년간 아무도 아들을 추모하지 않았다.

영화는 거의 내내 두 부부가 만난 교회의 방 안에서 네 사람의 표정과 몸짓만 비춘다.

흔한 회상 장면 하나 없이 오로지 대사만으로 과거를 보여준다.

그런 대사 역시 사건 설명보다는 현재 인물들의 감정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상실과 고통, 슬픔과 분노, 결국은 용서와 화해에 이르는 감정의 변화가 영화의 핵심 소재이자 주제다.

프란 크랜즈 감독은 "슬픔이 어떻게 사람에게 머무는지,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으면서도 변화하는 방식을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18일 개봉. 111분. 12세 관람가.

▲ 엄마 = "한국에선 삶이 고달프면 조상의 한 때문이라고 믿어."
영화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대사다.

한(恨)이라는 한국적 정서가 할리우드 스릴러와 결합했다.

영문 제목도 한국말 '엄마'를 소리 나는 대로 옮긴 'Umma'다.

[새영화] 매스·엄마
양봉 일을 하며 평온하게 살아가는 아만다(산드라 오 분)와 딸 크리스(피벨 스튜어트)에게 한국에서 유골함과 유품이 도착한다.

아만다의 엄마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아만다는 자신을 억압하던 엄마를 떠나 트라우마를 감추고 살았다.

딸 크리스에게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과거를 숨겼다.

그러나 엄마의 유골함이 도착하면서 평화로운 일상은 산산조각이 난다.

아만다는 이상행동을 보이며 그토록 멀리하고 싶었던 자신의 엄마를 닮아간다.

인천에서 태어나자마자 미국으로 건너간 한인 여성 감독 아이리스 K. 심은 첫 장편인 이 영화의 시나리오 단계부터 산드라 오를 염두에 뒀다고 한다.

호러에 일가견이 있는 '이블 데드' 시리즈의 샘 레이미 감독이 제작했다.

11일 개봉. 83분. 12세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