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안영준 등 활약에 '미스매치 무색'
인삼공사 '전성현 의존도' 심화…변준형 반등에 기대
벼랑 끝 인삼공사의 과제, SK의 '스위치 수비' 뚫어라
"(우리 팀이) 스위치 수비에 약점이 있는데 (상대 감독이) 간파를 잘했다.

코치 생활을 오래 한 감독이라 대단한 것 같다.

"
지난 2일 서울 SK와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1차전에서 패한 후 김승기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이 내린 경기 평가다.

4차전까지 치른 현재 인삼공사는 1승 3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시리즈 내내 인삼공사를 괴롭히는 건 SK의 이른바 '스위치'로 불리는 매치업 바꿔막기 수비다.

공을 드리블하는 선수와 팀 내 빅맨의 2대2 플레이는 공격 전술의 기본이다.

인삼공사도 다르지 않다.

변준형 등이 오세근이나 대릴 먼로 등의 스크린을 지나다니며 상대 수비에 혼란이 생기는 틈을 노린 공격을 펼친다.

그러나 SK는 상대가 스크린을 시도하는 순간, 지체 없이 매치업을 바꿔 대처하고 있다.

자밀 워니 등 빅맨이 일찌감치 상대 가드를 압박하러 나가는 것이다.

동시에 가드진을 수비하던 안영준 등은 인삼공사의 먼로, 오마리 스펠맨 등 빅맨을 상대한다.

이 수비 방식은 치명적 단점이 있다.

힘, 무게, 스피드 등 '체급'이 맞지 않은 선수끼리 상대하는 미스매치가 생긴다는 점이다.

특히 덩치가 작은 선수가 상대 빅맨과의 매치업에 노출돼 쉬운 득점을 내줄 수 있다.

벼랑 끝 인삼공사의 과제, SK의 '스위치 수비' 뚫어라
그러나 지난 4경기에서는 SK 수비에 이런 단점이 도드라지지 않았다.

스위치한 후 상대 빅맨을 막게 되는 선수들이 미스매치를 잘 견뎌준 덕이다.

애초에 SK는 196㎝ 95㎏의 안영준으로 상대 가드를 수비하게 해 미스매치가 생기더라도 상대 빅맨과 체급 차를 최소화했다.

안영준은 상대 빅맨인 오세근(200㎝, 102㎏), 대릴 먼로(197㎝, 104㎏)에 힘에서 밀리긴 해도 체급 차가 오재현, 김선형 등에 비해선 크지 않다.

이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2차전 4쿼터 5분께 나왔다.

당시 79-69로 끌려가던 인삼공사는 SK의 워니가 변준형을 막기 위해 외곽까지 나오자, 골 밑에서 안영준과 매치업된 먼로에게 공을 투입하려 했다.

그러나 안영준은 힘에 밀려 자리를 내주면서도 끝까지 저항하며 먼로에게 투입된 공을 쳐 냈다.

공격권을 가져온 SK는 속공을 성공시키며 인삼공사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벼랑 끝 인삼공사의 과제, SK의 '스위치 수비' 뚫어라
이같이 SK 선수들이 상대 빅맨과 미스매치를 견뎌내자 인삼공사에는 난제가 주어졌다.

미스매치가 생긴 쪽으로 공략하는 데도 득점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스위치 수비에 따른 미스매치는 골 밑에서만 생기는 게 아니다.

외곽에서 가드 역시 상대 빅맨의 느린 발을 공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가드가 3점 라인 안쪽으로 쉽게 진입하면 수비의 균열이 생기게 된다.

인삼공사가 마주한 역설이 바로 이 지점에 있다.

현재 인삼공사에서 공을 주로 다루는 변준형은 KBL에서도 개인기가 뛰어나고 1대1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로 꼽힌다.

그러나 변준형은 컨디션 난조 탓인지 워니처럼 발 느린 빅맨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하고 있다.

주전 가드인 변준형이 3점 라인 안쪽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자 인삼공사는 전성현의 3점에 의존도가 높아졌다.

정규시즌 전성현의 득점 비중은 약 18%였지만, 챔피언결정전 4경기에서는 약 22%까지 오른 상태다.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리는 인삼공사로서는 변준형의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벼랑 끝 인삼공사의 과제, SK의 '스위치 수비' 뚫어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