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을 출마 명분으로 '책임정치' 내세워…尹정부 견제할 일꾼론도 부각
돌아온 이재명, '책임' 11번 언급하며 '방탄 출마론' 돌파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이 대선 패배 두 달만의 초고속 복귀 명분으로 '선당후사'를 앞세웠다.

그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전격 출마를 두고 당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선 패장으로서 당과 지지층에 책임을 다하려는 '책임정치'를 소명으로 내세워 정면 대응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 상임고문은 8일 인천 계양산에서 진행한 출마 회견에서 이번 출마가 자신의 '안위'를 위한 것이 아니라 보궐선거와 같은 날 치러지는 6·1 지방선거에서 당을 일으켜 세우기 위한 차원임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는 출마 결심 배경으로 "당이 처한 어려움과 위태로운 지방선거 상황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면서 "깊은 고심 끝에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고 토로했다.

대선 패배의 당사자가 출마했다는 지적도 의식한 듯, "대선 결과의 책임은 제게 있다"면서 자신을 '죄인'이라고 칭했다.

그러면서도 본인이 '책임'을 다하는 길은 "어려움에 처한 당과 후보들에게 조금이나마 활로를 열어주고 (대선 이후) 여전히 TV를 못 켜는 많은 국민들에게 옅은 희망이나마 만들어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출마를 정당화하려 애썼다.

'책임'이라는 단어는 그가 이날 새벽 3시까지 직접 작성했다는 회견문에 11차례 등장했다.

이 상임고문은 전날 당의 계양을 전략공천 결정 이후 처음 낸 페이스북 메시지에서도 책임론을 내세웠다.

그러나 국민의힘 등에서 '방탄용 금배지'라며 계속 맹폭하고 당내에서도 출마에 물음표를 던지는 여론이 적지 않은 만큼 재차 확실한 방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이었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전날 SNS에서 "원칙과 공정이라는 가치 앞에 더 혼란스러워지는 마음"이라면서 이 상임고문 의 출마를 공개 비판했다.

이 상임고문은 이날 출마 회견에서 대선에서 내세웠던 '유능한 일꾼론'도 다시 꺼내 들면서 새 정부를 '견제'할 일꾼으로서의 자신을 부각했다.

특히 윤석열정부 측을 향해 "(제주)오등봉에서 해 먹고 (부산)엘시티에서 해 먹고", "온몸이 오물로 덕지덕지한 사람" 등의 직설적인 비판을 출마 선언 첫날부터 쏟아내며 새 정부에 브레이크를 걸 '견제자'로서의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이는 선거까지 20여 일 남은 상황에서 출마 명분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 이어질 경우 선거에 득 될 리 없다는 판단 아래 프레임 전환을 꾀하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이 상임고문은 선거 캠프 구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선대위 대변인이었던 박찬대(재선·인천 연수갑) 의원이 이 상임고문의 입을 맡았다.

박진영 전 부대변인과 남영희 전 선대위 대변인도 선거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이 상임고문 측이 전했다.

정성호·김병욱·김영진 의원 등 당내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대다수가 지역구가 경기도인만큼 직접적인 지원은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 분당을 지역구에 거주 중인 이 상임고문은 오는 9일 계양으로 주소지를 옮길 계획이라는 점도 이날 공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