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술을 먹었어도 운전하는 기사를 때리면 어떡합니까?"
경남 사천시에서 택시업을 하는 A(61)씨는 지난달 초순 있었던 폭행 사건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A씨는 당시 충격을 "눈앞에 별이 번쩍했다"고 회상하며 "취객의 시비와 욕설, 폭행이 심각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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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지침 완화로 만취 음주문화가 고개를 들면서 주취자 관련 택시 기사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8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경남에서 택시 기사 폭행 사건이 13건 발생했다.
지난달 27일 새벽 창원에서 요금 할증이 붙자 화가 난 50대 승객이 택시 기사를 때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운전자 폭행으로 입건됐다.
비슷한 시기 김해에서도 30대 승객이 술에 취해 별다른 이유 없이 택시 기사의 뺨을 때려 경찰 조사를 받았다.
지구대에 근무하는 경찰관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완화되면서 폭행, 시비, 무전 승차 등으로 취객과 실랑이를 하다가 지구대를 찾는 택시 기사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A씨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운전하는 게 기사의 일인데, 승객의 폭행 때문에 운전대를 놓쳐 사고가 날 수도 있다"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남도는 택시 기사를 보호하고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택시 보호 격벽 설치 지원 사업에 들어갔다.
운전석 주변에 투명한 칸막이벽을 설치함으로써 택시 기사와 승객을 공간적으로 분리하는 효과가 있다.
도내 전체 1만2천418대(법인 4천229대, 개인 8천189대) 택시 중 시범으로 933대에 격벽이 설치된다.
하반기 예산을 추가 확보해 5천여 대를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택시노조 박인규 경남본부장은 "택시 기사 보호 측면에서 격벽이 확실한 효과가 있지만, 지원 대상이 1천 대도 되지 않아 아직 부족하다"며 "택시 기사가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