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난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에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령까지 잇따른 악재에 변동성은 커졌고 타격을 받지 않은 자산군을 찾기 어려워졌다. 한국경제신문은 5일 고액자산가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국내 주요 프라이빗뱅커(PB) 및 자산 배분 전문가 6명에게 현재 고객들에게 추천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를 물었다.

‘인컴자산’으로 피난

공통적인 조언은 흔들리는 시장에서 ‘안전띠’를 매라는 것이었다. 고배당주,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 인컴형 자산 비중을 늘리라는 조언이 대표적이다. 상품 중에서는 25년 이상 배당을 늘려온 미국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펀드’와 경제적 해자가 높은 미국 기업에 투자하는 ‘밴에크 모닝스타 와이드 모우트(MOAT) ETF’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변동성 커진 場…고배당株·리츠로 피신하라"
염정주 신한금융투자 청담금융센터장(상무)은 전체 포트폴리오를 가치주와 인컴형 자산 위주로 꾸렸다. 성장주는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염 상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대비하기 위해 인컴형 자산과 가치주 비중을 확대해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며 “자산뿐 아니라 통화도 분산 투자하는 것이 변동성 장세에선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리츠 상품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6명 중 절반이 5~6월 가장 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군으로 리츠를 꼽았다. 조혜진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 이사는 “리츠는 고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을 따라갈 수 있는 투자 자산”이라며 ‘신한서부티엔디리츠’와 ‘이리츠코크렙’을 추천했다.

매력 높아진 ELS

주요 국가의 지수가 급락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의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도 많았다. ELS는 개별주식이나 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된 파생상품이다.

김현섭 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지수 하한선이 낮은 ELS에 전체 자산의 절반을 투자할 만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 센터장은 “현재 가장 가성비가 좋은 투자처 중 하나가 ELS”라며 “주가가 50% 떨어져야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상품도 투자수익률이 연 6~8%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신언경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장도 지수형 ELS에 전체 자산의 20%를 투자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신 센터장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최근 지수형 ELS의 조건이 굉장히 좋아졌다”고 했다.

현금 비중 늘려라

지역별로는 미국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중국이나 유럽 시장보다 높았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불확실성이 크고,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남아 있다”며 “반면 미국 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위험 선호 심리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릴 때라는 조언도 많았다. 증시가 한 차례 더 조정을 거칠 때 저점 매수에 나서기 위해서다. 정상윤 미래에셋증권 투자센터판교WM 센터장은 현금 비중을 30%로, 신 센터장과 조 이사는 20%로 가져가라고 조언했다. 정 센터장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장기화할 경우 한 차례 더 ‘공포 매도’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때 저가 매수에 나설 수 있도록 현금 비중을 높여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