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행사도 간소화…외출·야외 마스크 미착용도 '시기상조'
"아직은 살얼음판" 코로나 풀렸다지만 보육원은 노심초사
"아직은 코로나가 끝난 게 아니잖아요.

보육원은 여전히 살얼음을 걷고 있습니다.

"
부산 강서구에 있는 보육원 A 원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이전보다 나아진 것에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보육원의 경우 적게는 수 십명, 많게는 수 백명의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다 보니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집단감염으로 이어질까 우려한다.

5일 어린이날을 맞아서도 예년처럼 후원자를 보육원에 초대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싶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그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가장 중요한 날인데 코로나 시국이라 마스크를 벗는 등 자유분방하게 지내기도 어렵다"며 "어린이날 자원봉사자, 후원자 등 여러 사람이 아이들과 유대감을 키우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아이들과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살얼음판" 코로나 풀렸다지만 보육원은 노심초사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됐지만 많은 아이가 집단으로 거주하는 보육원은 여전히 노심초사하며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확진자가 대폭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하루 확진자가 1천∼2천명대를 기록하면서 곳곳에 감염 우려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대부분 보육원은 외부에서 감염될까 봐 개별적인 외출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자격증 시험이나 대회 출전 등 필수적으로 보육원 밖을 벗어나야 할 때도 지도교사의 동행 아래 함께 외출하고 접촉을 최소화한다.

심리치료, 미술 치료가 절실한 아이들도 치료원을 직접 방문해야 하지만, 양해를 구해가며 강사에게 센터 안에서 교육하도록 요청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친구 집에 놀러 가고 싶다는 아이에게도 최대한 센터에 머물라며 설득할 수밖에 없다.

부산의 한 보육원 사회복지사는 "생일 초대를 받은 한 아이가 외출 허락을 받지 못해 자신만 놀러 가지 못한다며 슬퍼했다"며 "보육원 안에는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도 많고 코로나 상황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슬펐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가 확산하기 시작한 1∼2년 전부터 지금까지 자원봉사자는 전혀 받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직은 살얼음판" 코로나 풀렸다지만 보육원은 노심초사
또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야외에선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금정구 한 보육원은 "원내에서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되도록 착용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다행히 마스크를 매일 쓰는 게 습관화돼서 잘 따르는 편"이라고 말했다.

보육원 측은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돼 아이들이 예전처럼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길 기원했다.

보육원 A 원장은 "확진자가 점점 줄어들면서 거리두기가 완화됐듯 보육원도 점차 예전처럼 정상적인 생활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